[글로벌] 테슬라 공매도한 빌 게이츠...머스크 '제정신 아니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관계가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결정적인 원인이 테슬라 공매도 투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머스크의 전기를 쓴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책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게이츠는 2022년 머스크에게 "자선 활동과 기후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머스크가 이를 수락한 뒤 게이츠는 같은 해 3월 9일 테슬라 오스틴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아이작슨은 게이츠가 머스크에게 자선 활동 관련해 여러 제안을 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주식 매각에 인한 세금 문제로 자신이 설립한 자선기금에 57억달러(약 7조5700억원)를 기부해야 했습니다. 이에 게이츠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부 활동을 요청했지만 머스크는 "헛소리"라고 답했습니다.
머스크는 게이츠에게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에 투자하면 기후 문제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 자신이 15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본 것을 언급하며 공매도한 이유를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저렴해졌을 때 주식을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매매기법입니다.
게이츠는 "전기차의 공급이 수요를 앞서서 주가가 하락하고,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사과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열정적이라고 말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있을까"라며 "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쓰는 자동차 회사의 실패로 돈을 벌려는 걸까, 그건 순전히 위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게이츠는 약 한달 뒤 머스크에게 다시 기부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머스크가 문자 메시지로 "아직도 테슬라에 대해 5억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게이츠는 "유감이지만 (공매도) 계약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나는 기부활동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당신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회사 테슬라에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부 활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게이츠를 조롱하는 사진을 게시하고, 아이작슨에게는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사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싶었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향후 머스크와 게이츠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