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확산의 열쇠 '급속 충전' 확대 나선 워터 '전국 휴가지에 급속 충전기 100대 설치'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가 내년 주요 관광지·휴가지를 중심으로 전국에 100대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워터를 서비스하는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김희성 대표는 이날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소재 신규 전기차 충전소 예정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워터는 도심 도로변 휴양지 휴게소 캠핑장 등 장거리 이동 시 충전이 꼭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믿고 쓰는 빠른 충전소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이는 정부의 급속 충전 인프라 확산 방침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확대 나선 '워터'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최대 주주로 있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를 론칭했다.
브랜드 론칭 이후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군) ▲거제식물원(경남 거제시) ▲대천해수욕장(충남 보령시) ▲양양 서피비치(강원 양양군) ▲몽산포해수욕장(충남 태안군) 등 전국 각지의 주요 관광지와 지역 교통 요충지를 중심으로 급속 충전 인프라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워터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중으로 서울 경기 주요 국립공원 주차장에 신규 충전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워터의 신규 급속충전소 오픈이 확정된 ▲북한산국립공원 ▲남한산성국립공원 ▲과천 렛츠런파크 경마공원 ▲연인산도립공원(경기 가평) 등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연간 탐방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들로 꼽힌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공원 연간 탐방객은 약 3880만명이다. 향후에도 도심 인근 충분한 녹지와 깨끗한 대기를 원하는 생태관광객들이 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전기차 충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 전기차 충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립공원 주차장은 대부분 지상에 위치해 있고 도심 건물 주차장 대비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입지"라며 "도심 속 '녹색 허파'라고도 불리는 수도권 국립공원에 탄소 배출이 없는 무공해 전기차들이 꾸준히 방문할 수 있도록 급속 충전 시설을 보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커피한잔 마시면 충전 완료...전기차 확대 핵심인 급속 충전
워터는 이달 27일 오픈하는 양양 드라이브스루(DT) 충전소 개소를 계기로 지역 거점의 국도변이나 도심 랜드마크 건물 주차장 등에도 선제적으로 200kW 급속 충전기를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유 CIO는 "전기차 도입 초기인 2014년에는 평균 충전 속도가 약 20kW였던 데에 비해 현재 워터의 급속충전기는 최대 200kW 충전이 가능해 10배 정도 빨라졌다"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가 거의 방전된 20%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해도 20분 만에 80%까지(배터리 수명을 위한 충전 수준) 충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기는 kW 출력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충전 속도가 빨라진다. 예컨대 70kW 전기차 배터리를 완충하기 위해 7kW 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10시간이 걸리지만 200kW 충전기는 약 20분이면 충분하다.
유 CIO는 "전기차 운전자가 플러그를 꽂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차에 돌아올 때쯤이면 배터리가 가득 차 있을 것"이라며 "급속 충전 인프라가 더 많이 보급되고 충전 환경이 개선될수록 전기차 이용자들은 더 편리하게 이동하면서도 기후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완속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5~6시간 이상으로, 급속 충전의 10배 가량 길어 주택 또는 회사와 같이 오랜 시간 체류하며 충전하는 경우에만 적합하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들려 빠르게 필요한 양만큼 충전 후 다시 출발할 수 있게 하는 전기차 급속 충전소 인프라 확대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필수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목재 캐노피 설치로 가시성-사용 편의성 확보
아울러 워터는 '워터 봉화 국립수목원', '워터 보령 대천해수욕장'에 이어 양양에도 국내산 천연 목재를 사용한 목재 캐노피를 설치했다.
목재 캐노피는 충전소를 이용하는 전기차 운전자가 기상이 안 좋은 날에도 충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가시성을 높여 충전소 위치를 알리는 역할도 한다.
그간 전기차 보급 초기 국내 충전 시설은 충전기를 주차장 구석에 배치해 운전자들의 가시성, 사용 편의성을 모두 확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목재 캐노피의 기둥, 전·후면 돌출보, 보는 국산 낙엽송 집성재를 사용해 제작됐다. 핵심 구조물 재료로 철근, 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선택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였다. 목재 캐노피에 사용된 집성목은 철근·콘크리트와 비교해도 강도와 내화성, 내진 성능이 탁월하다.
워터는 직접 부지를 매입해 운영하는 충전소를 중심으로 워터의 브랜드 철학을 녹인 목재 캐노피 설치를 늘려나가며 탄소 감축에 기여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BEP는 태양광 발전에 기반한 민간독립발전회사(IPP)로 출발해 전력의 생산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워터를 론칭하면서 전력의 판매 부문에도 진출을 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생산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력의 저장과 판매를 아우르며 BEP와 워터의 고객들이 깨끗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