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해요 새 CFO' 美 증시 입성 앞둔 야놀자...'데카콘의 꿈' 현실화 임박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메이저 여가기업으로 발돋움한 야놀자가 이제 미국 자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 이후, 발빠르게 해외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하며 넥스트 스텝을 밟을 때가 된 것. 이제 야놀자의 터전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이다. 이를 위한 인재 확보에도 성공, 뉴욕 투자시장 기반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이에 최근 야놀자에 합류한 신임 CFO로 알렉산더 이브라힘의 소개 이미지가 게재됐다. 야놀자에 합류한 그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뉴욕증권거래소가 직접 올린 것. 알렉산더 이브라힘 신임 CFO는 지난 23년 동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해온 국제 자본시장 전문가다.
특히 아시아, 북미, 남미 등지의 글로벌 기업 IPO와 자본 조달을 지원해왔다. 지난 1999년 뉴욕증권거래소 입사 후 2000년대 상장 실무 지원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해외자본시장본부장으로 세계 각지의 유망기업을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사로 유치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앞서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 역시 야놀자를 직접 거론, 글로벌 여행 공룡 '고 글로벌 트래블(GGT)' 인수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내건 바 있다. 대규모 빅딜을 이뤄낸 야놀자를 축하하며, 미국 자본시장의 차세대 스타로 직접 야놀자를 점찍은 것이다.
이에 투자업계에선 야놀자의 미국 증시 입성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1위 여가플랫폼으로 올라선 야놀자는 지난 2021년, 아시아 최대의 투자자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조원을 뜻하는 '데카콘'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 야놀자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Global Travel Platform) 전략을 필두로,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의 시장 다각화를 통해 국내 1위 여행 슈퍼앱이자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3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여행-호스피탈리티 시장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이미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중 최다 수준의 R&D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기업간(B2B)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전펀드로부터 인수한 자금을 고스란히 지켜내며 이번 GGT 인수까지 성사시킨 덕에, 데카콘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야놀자는 기존 여행서비스 업체와 달리, B2B 영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기존 온-오프라인 연계에 주력해온 여행업계와 달리, 슈퍼앱으로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대거 끌어오는 동시에 클라우드 기술을 앞세워 공급망 기반의 B2B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것.
쉽게 말해 이용자에게는 '원앱 전략'을 기반으로 여행에 관련된 모든 것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고 여행업 종사자에겐 B2B 솔루션을 제공, 야놀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을 앞세워 주요 산업군을 파고든 전략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야놀자의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는 B2B 시장에서 일찍부터 수익을 발굴해온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야놀자의 주 무대인 호스피탈리티 솔루션(호텔 등 접객 사업)과 여가 클라우드는 투자시장에서도 블루칩으로 꼽히는 영역이다.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글로벌 PMS 시장은 연 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클라우드와 On-premise 시장 역시 빠르게 클라우드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야놀자는 수년째 국내와 해외 가릴 것 없이 여행 기업 및 호텔·여행 관리 시스템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초엔 미국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기업 '인소프트' 지분 전량을 약 830만달러(11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덕분에 야놀자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여행 공룡으로 거듭난 모습이다. 업계에선 모바일과 테크 시장에 익숙치 않은 미국 비도시 권역 전체가 앞으로 야놀자의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여가 시장의 대표주자로 올라선 만큼,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야놀자는 이미 한국을 넘어선 세계 PMS 2위 사업자로, 여가의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며 "빠르게 덩치를 불리면서도 내실을 탄탄하게 유지한 덕에 미국 증시 입성 시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