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 트렌드] 역시 대세는 폴더블? 빅테크도 열심히 접는다

2024-02-08     남도영 기자
폴더블 아이폰 예상 렌더링 /사진=나인투파이브맥

애플이 아이폰을 '접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 '갤럭시 Z 플립'과 유사한 폴더블 아이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것. 폴더블폰 시장의 문을 연 라이벌 삼성전자는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까지 시장 수호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애플에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서둘러 제품을 선보이면서 폴더블폰 시장은 미래 AI 디바이스 확보를 위한 빅테크들의 전장이 되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 고민하는 애플

7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애플은 최소 두 대의 조개껍질처럼 가로로 접히는 아이폰 시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체는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이는 제품 역사상 가장 큰 하드웨어 디자인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내놓은 건 2019년으로, 이후 모토로라와 구글을 비롯해 여러 중국 제조사들이 자체 폴더블폰을 선보였지만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틈새시장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폴더블폰을 선보이는 시점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 예상 렌더링 /사진=톰스가이드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폴더블 아이폰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 2024년 혹은 2025년 양산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애플은 최근 아시아 제조기업 한 곳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폴더블 아이폰과 관련한 부품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이 제품이 애플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생산이 취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애플 역시 내부적으로 10년 이상 폴더블 제품을 연구해왔지만,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대를 감내할 만한 매력을 갖추기엔 아직 기술적 문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디자인팀은 디스플레이가 외부로 노출되는 형태의 폴더블 아이폰을 원했으나, 기기를 떨으트렸을 때 깨지기 쉽다는 점 때문에 설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또한 현재 아이폰의 절반 두께로 접었을 때 너무 두껍지 않은 폴더블 아이폰을 원하지만, 배터리 크기와 디스플레이 구성 요소 등의 제한으로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대신 폴더블 아이패드 출시를 먼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는 폴더블 아이폰보다 좀 더 두껍고 엄격한 낙하 테스트를 통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은 접히는 부위에 주름이 없이 완전히 평평하게 놓일 수 있는 힌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구자 삼성, 올해 대대적인 변화 보여줄까

폴더블폰 시장 개척자인 삼성전자는 꾸준히 제품을 개선하며 관련 분야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Z 폴드5'와 '갤럭시 Z 플립5'는 한층 높아진 완성도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다른 경쟁사 제품에 비해 디자인과 내구성이 우수하고, 방수와 S펜 사용이 가능하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

다만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며 계속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에 비해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변화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다른 제조사들이 화면비에 변화를 주며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찾고 있는 데 반해, 갤럭시 Z 폴드 시리즈는 첫 제품과 유사한, 접었을 때 길죽한 화면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자주 언급된다.

갤럭시 Z 폴드6 예상 렌더링 /사진=피그토우

이 때문에 올해 출시될 차세대 폴더블폰의 화면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데이비드 코왈스키(David Kowalski)와 해외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사이트 피그토우(Pigtou)가 삼성의 특허 문서를 기반으로 함께 제작한 '갤럭시 Z 폴드6'의 예상 렌더링에 따르면 신제품은 전작보다 더 얇고 너비가 넓은 형태를 띄고 있다. 해당 특허 기술이 올해 신제품에 적용될 지 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삼성 역시 애플과 같이 얇으면서도 내구성을 갖춘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은 얇은 두께가 기기 내구성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새로운 힌지를 도입하고, 특히 디스플레이 부하가 고르게 분산되는 '디텐트 힌지'(Detent hinge)'를 접목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실제 구현할 경우 접었을 때 커버 디스플레이가 '갤럭시 S' 시리즈와 같은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과 동일한 형태가 되어 활용도가 대폭 개선될 수 있다.


구글 '픽셀 폴드'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

향후 폴더블폰은 폼팩터 혁신과 더불어 AI 기술을 접목하며 진정한 미래형 디바이스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이에 AI 리더 자리를 노리는 구글 역시 폴더블폰 개발에 공을 들이고있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시장에 선보였으나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진 못했다. 무려 1799달러라는 고가에 출시됐으나, 경쟁 제품 대비 성능이나 무게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출시 이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가격을 20% 이상 인하한 1400달러로 낮춰야했다. 

 /사진=안드로이드오소리티

이에 구글은 올 가을 선보일 2세대 픽셀 폴드에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IT매체 안드로이드오쏘리티에 따르면 픽셀 폴드2는 16GB 램과 최신 AI 프로세서 '텐서 G4' 칩셋을 탑재해 성능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구글이 새제품에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램 용량이 늘어나는 점이 주목된다.

해당 매체는 픽셀 폴드2 초기 모델로 추정되는 시제품 사진도 공개했다. 외형 측면에서 전작보다 가로 폭이 좁아졌으며, 펼쳤을 때 화면비가 정사각형에 가깝도록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선 펼쳤을 때 가로가 더 긴 형태였으나,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들이 이런 종횡비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가로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