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다] 있으나 마나 한 전환지원금... '휴대폰 성지'서도 회의적 목소리만

2024-03-19     김소은 기자
한 판매업자가 전환지원금 적용시 받을 수 있는 가격 혜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소은 기자

"고금리, 고물가로 국민적 고통이 가중된 상황에서 통신3사의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한다"

전환지원금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정부가 재차 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단통법 폐지 등 통신비 경감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통신3사에 전환지원금을 더 지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전환지원금은 개인이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 통신사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지난 주말부터 시행된 전환지원금이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되는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19일 '휴대폰 성지'라고 불리는 강변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그곳에서도 전환지원금에 대해 좋은 반응을 찾기 어려웠다. 지원 금액이 너무 낮아 휴대폰을 변경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기존의 통신사 혜택을 누리고 있던 사람들은 요금제를 바꾸거나 불편한 절차를 겪어야 한다며 정책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 많았다. 

통신사가 내놓은 전환지원금 정책에는 특정 휴대폰에 한정되어 있거나 지정된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정부는 전환지원금 최대 50만원을 내걸었지만, 통신사는 최대 13만원까지로 전환지원금을 설정했고 그마저도 매일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차라리 기기변경이 낫다" "가족 결합이 더 유리"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매장. /사진=김소은 기자

강변 테크노마트 판매업자들은 전환지원금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전환지원금이 유의미하게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을 할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현장에는 전환지원금 혜택을 누리고자 온 소비자들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한 판매업자는 "5~10만원 밖에 안나오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을 할 유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잔뜩 기대만 해놓은 상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전환지원금 정책이 이러다가 흐지부지 없어질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환지원금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기존의 통신사 혜택을 누리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판매업자는 "통신사별 가족결합 할인이 보다 유리한 경우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안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전환지원금을 받으려면 정해진 요금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요금제를 낮추면 전환 지원금 받은 것을 다 토해내야 한다"며 "사실상 혜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위약금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전환지원금을 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원하는 모델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전환지원금이 안나오는 모델들이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예를 들어서 아이폰을 구매하고 싶은데 전환지원금이 안나오는 모델이면 번호 이동이 크게 의미가 없고 차라리 기기변경이 낫다는 뜻이다.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매장 모습./ 사진=김소은 기자

현장에서는 전환지원금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휴대폰 시장 자체가 수요가 예전보다 줄어 매장 전체가 한산했다. 정부는 전환지원금을 통해 통신사간 이동을 활성화시켜 경쟁을 유발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정작 경쟁을 유발하는'척' 하는 정책이 될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판매자는 "경쟁하는 흉내만 내는 것"이라며 "작년부터 사람이 이렇게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김소은 기자 erica14171@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