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중국 판매량 24% '뚝'…화웨이는 64% '쑥'
애플 '아이폰'이 올해 들어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 이상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다. 반면 애국소비를 등에 업은 화웨이가 급성장하며 현지 시장을 이끌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첫 6주 동안 중국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으며, 특히 애플, 오포, 비보와 같은 주요 제조업체의 판매량은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애플 아이폰은 올해 중국에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판매량이 24% 감소해 주요 제조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시장 점유율로 19%에서 16%로 쪼그라들었다. 가성비를 앞세운 현지 제조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022년 말의 생산 차질로 인해 2022년 12월 판매량이 2023년 초로 연기되면서 2023년 첫 6주간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 수치를 기록했던 것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폭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 멍멍 장(Mengmeng Zhang)은 "애플 아이폰은 오포, 비보, 샤오미 등과 같은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인한 압박 가운데 특히 하이엔드 부문에서 화웨이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며 "아이폰 15는 훌륭한 기기이지만 이전 버전에 비해 크게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이전 세대 아이폰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화웨이는 '메이트 60' 시리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해당 기간 판매량이 64% 증가하며 연초 유일하게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였던 시장 점유율은 17%까지 상승해 애플을 앞질렀다. 화웨이는 지난해 '아이폰 15' 출시 직전 자체 개발한 7나노 공정 기반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애플에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2024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출 감소 및 적은 신제품 출시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연달아 중국을 직접 찾아 현지 소비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 아이반 램(Ivan Lam)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져야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지금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애플에 관한 한은 단기적으로 더 발돋움할 여지가 있다. 3월 첫째주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하나의 예시"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