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GDC] 이승훈 안양대 교수 'AI 기술 수면 위로...산업 환경 달라진다'

2024-04-18     배수현 기자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가 'After GDC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이소라 기자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4)'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웹3 기술 등이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국내 게임사들도 이 같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18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After GDC 2024'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지난 2022년과 2023년 GDC에서 가능성으로만 이야기되던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AI 등이 이번 GDC에서는 실제로 개발에 적용되고 있는 것을 봤다"며 GDC 2024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GDC 2024를 통해 살펴본 글로벌 게임 업계 트렌드로 ▲AI 신기술 공개 ▲게임 개발 도구로서 AI ▲기술 중심의 게임성 변화 ▲블록체인 기술과 웹3 ▲비즈니스 방향성에 대한 고민 등을 꼽았다. 

특히 이 교수는 AI 기술 변화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텐센트, 어도비, 로블록스 등의 AI 신기술 공개 사례를 소개하며 "GDC 2023에서는 개최 시점이 '챗GPT' 발표 이후 3~4개월 정도 뒤여서 AI를 게임에 어떻게 쓸지 접근하는 정도였다"며 "올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AI를 적용해 한층 더 완성도가 높은 수준의 기술들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AI가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 등 게임 개발 외적인 영역까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니티6'와 '크라이텍' 엔진의 '능동적 NPC' 사례를 들며 "NPC가 어떻게 반응을 하고 동작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게임성이라든가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이 달라진다"며 "이런 NPC들을 활용해 유저들과 상호작용하고 차별화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많이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 기술의 발전이 정리 해고와 저작권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AI를 적용하면서 개발의 효율성이라든가 편리성은 좋아질 수가 있지만 운영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그게 독이 될 수도 있다"며 "AI가 도입된 뒤로 최근에 상당히 중단된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정리해고 되는 개발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중국 텐센트와 넷이즈게임즈의 사례를 통해 게임들이 '콘텐츠'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GDC2024에서 텐센트는 생성형 게임 AI 관련 기술 세션과 부스를 통해 머신 러닝과 캐릭터 애니메이션 시스템, 대규모 렌더링 등을 소개했으며, 넷이즈게임즈도 5개 단독 세션 및 머닝러신 서밋 패널과 부스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교수는 "중국 개발사들이 자체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게임의 차별화, 콘텐츠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블록체인과 웹3를 적용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교수는 "국내 게임법상 블록체인이나 웹3를 적용한 게임들이 개발을 하고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는 게 사실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다"며 "국내 정부에서 우려하는 사행성이나 환급 등의 요소를 잘 정리할 수 있다면 웹3를 통해 국내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비즈니스 방향성에 대한 고민으로 ROI(투자자본수익률)을 짚었다. 그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쪽의 세션이나 제품들 많이 나오는 걸 보면서 이제는 개발 이후의 여러 상황들에 대한 것들도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 청년 유저 수는 줄어들고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서 게임을 간접 체험하는 그런 유저는 늘어나고 있어 시장이 파편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