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에 환호하고, '나혼렙'에 술렁이고...게임가 대형 IP에 '시선 집중'

2024-05-13     임경호 기자
펄어비스가 지난해 게임스컴 전야제인 'ONL'에서 '붉은사막'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4'에 참여해 유저들을 대상으로 시연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게임업계 대형 지식재산권(IP)에 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한 신작 출시나, 출시 계획이 가시화 되면서 시장 기대감이 들썩이고 있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발표에서 대형 IP의 존재감을 뽐냈던 곳들이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펄어비스와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오랜 시간 기대감을 키웠던 신작과 메가 히트 IP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붉은사막'에 환호하고, '나혼렙'에 술렁이고

출시 시기와 장르는 다르지만 탄탄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한 양사에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반향이 예상된다. 특히 펄어비스는 오는 8월 게임스컴 참가 소식으로 장기간 준비해온 '붉은사막' 출시 가능성을 언급하며 단숨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넷마블은 지난 8일 글로벌 출시 이후 이례적으로 빠른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외에도 '레이븐2'를 비롯해 2분기 신작 4종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진=넷마블 IR 자료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사가 동사를 게임 업종 최선호 주로 추천하는 주 이유는 게임 업종이 나가야 할 방향성에 가장 부합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라며 "유저의 가슴을 떨리게 할 진정한 대작 콘솔 기반 트리플 A급 게임에 대한 출시를 통해 재무적 실적과 후속작에 대한 대세감을 형성하는 것이 게임사가 나가야 할 명확한 방향이라는 관점에는 그 어떤 판단의 변화도 없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펄어비스 주식 거래량은 5월 들어 하루 평균 12만6000주에서 29만5000주 사이를 맴돌다가 '붉은사막' 계획이 언급된 지난 10일 최소 16배 이상 증가하며 주당 가격이 한때 4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펄어비스 전날 종가는 3만3450원이다.

넷마블도 실적발표 이후 기대주로 등극했다. 지난 8일 글로벌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효과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나혼렙'은 넷마블 게임 중 출시 이후 가장 빠른 매출 추이를 보인 바 있다. 출시 6일 차에는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에 올랐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초반 과금 유도가 높지 않음에도 일 매출 140억원, 일 사용자수(DAU) 500만명, 78개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기록 등 초대박 조짐을 보인다"며 "2조5000억원의 국내외 높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타사 대비 높은 마케팅비 지출, 감가상각비, 이자비용 등 고정비가 높아 오랜 기간 적자 또는 BEP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였으나, ‘나혼렙’의 글로벌 큰 흥행으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5만5900원에서 시작한 지난주 넷마블 주가는 '나혼렙' 효과에 힘입어 현재 6만59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넷마블은 오는 29일 다크판타지의 계보를 잇는 '레이븐2'를 출시하는 등 상반기 추가 상승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


라이브 운영에 시장 '깜짝'...향후 계획은 '강력한 한방' 디딤돌

기존 IP의 라이브 운영 능력으로 '훈풍'을 탄 곳도 있다. 출시 7년 차를 맞은 '펍지: 배틀그라운드'는 PC·콘솔 부문에서 월간 활성이용자수(MAU)와 매출 모두 2022년 무료화 전환 이후 최대치를 달성하며 장수 IP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크래프톤의 '펍지' 후광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크래프톤 2024년 1분기 실적. /사진=크래프톤 IR 자료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게임주 차선호주로 지속 제시' 의견을 낸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펍지가 무료 전환 이후 기록했던 최고 수준의 MAU를 회복한 만큼 펍지 IP 활용에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 ‘프로젝트 인조이’의 글로벌 게임쇼 출품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23만9500원으로 시작한 크래프톤 5월 주가는 실적발표 다음 날까지 꾸준히 상승국면을 맞이하며 한때 27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도 올해 3분기 국내 소프트 론칭 이후 4분기 글로벌 출시되는 등 호재를 앞두고 있다.

반면 '강력한 한방'이 없는 게임사들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로 실적을 방어한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신작 출시 예정에도 낮은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신작 10여종과 함께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또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강도 높은 체질개선을 시도 중인 엔씨소프트에 대해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가 방어를 위한 정책 제시도 긍정적"이라며 "이제 게임의 흥행을 통한 유의미한 매출 성장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실적발표 당일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주가가 상승한 엔씨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작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