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제거 BM 끝났다' 구글플레이 패스 출격...韓 모바일 게임 판도 바꿀까

2024-06-12     이수호 기자
사진=구글플레이

국내 최대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플레이가 모바일 게임시장 내 별도의 구독 서비스를 내놔 주목된다. 최근 국내 대형 게임사 중심의 부분유료화 게임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직접 판도 변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당장 중소 게임사 중심의 신작 발굴 사례가 늘어나고, 광고제거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힘을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구글이 출시한 구글플레이 월간 구독 서비스 '구글플레이 패스(Play Pass)'는 월 6500원 정기 결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약 1000개 이상의 유료 앱과 게임을 무료로, 또한 광고 탑재 앱은 광고 없이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Xbox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애플의 '애플 아케이드'와 유사한 방식이다. 

특히 국내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무료 게임에서도 게임 내 인앱 결제 할인, 특별 아이템 배틀 패스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구글플레이 패스가 적용된 게임마다 매달 65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 매월 말까지 구글플레이 패스 내 혜택 섹션에 포함된 여러 게임에서 원하는 만큼 각각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구글플레이 패스 혜택은 FC 모바일,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세븐나이츠 키우기, EA 스포츠 FC 온라인 M,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국내 인기 게임을 비롯, 포켓몬 고, 로블록스 등 세계적인 인기 게임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메이저 게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한명의 게임 이용자가 여러개의 대형 게임사 입점 게임을 즐긴다고 가정할 때, 패스 가입 이용자는 6500원만 내면 중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에선 당장 게임사들의 구글플레이 패스 입점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게임사 입장에서도 게임 노출 증대 뿐 아니라, 신규 이용자 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특히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의 지지세가 상당하다. 패스에 입점한 게임 개발사는 추후 알고리즘에 따라 구글로부터 일정 수준의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구글은 패스에 참여한 게임사에 새로운 홍보 시스템을 제공, 구글플레이 내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기에 홍보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국내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역시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기회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새 구글플레이 매출 톱10 게임의 일 매출 총계가 크게 감소, 일 평균 100억원대를 하회하고 있다. 하드코어 MMORPG 중심에서 낮은 과금 위주의 방치-수집형 게임으로 게임판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구글 입장에서도 생태계 활성화를 독려하겠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 유통사들의 마켓 파워 또한 예전같지 않고, 소비자들의 니즈 다변화가 두드러져 중소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당장 국내 게임 광고시장에도 구글플레이 패스가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키우기-디펜스 등 라이트 캐주얼 게임 대부분 광고제거 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구글플레이 게임패스가 힘을 받을 경우, 광고제거가 기본 탑재되는 만큼 개발사들의 수익 구조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쉽게 말해 캐주얼 유저들의 게임패스 진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라이트 캐주얼 장르가 국내서 주류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게임패스의 등장으로 광고제거 BM이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낮은 ARPU, 많은 DAU가 대세로 자리한 상황에서 한동안 힘이 빠졌던 구글플레이의 플랫폼 파워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