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게임시장 세분화 가속 일조...기반 기술 마련 필요성도

게임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현재와 미래 비용 절감·생산성 증가 장점...저작권·데이터마이닝 문제 과제로

2024-06-13     임경호 기자
13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 이틀째 행사 게임 세션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게임업계에서 활용 중인 AI기술을 조명하는 장이 마련됐다. 넷마블과 반지하게임즈에서 연사로 나서 기술 발전과 이에 따른 변화상을 설명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은 장점이지만 기술 활용에 따른 저작권과 데이터마이닝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산업의 토대가 되는 기반 기술 개발 필요성도 제기됐다.

13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가 행사 이틀째를 맞아 게임 세션을 진행했다.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업계와 학계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게임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기술의 현실에 대해 깊이있는 담론을 공유했다.


AI 활용, 사실에 가깝고 손쉽게 활용 가능해야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성범 넷마블 AI센터 컴퓨터비전AI팀장은 'AI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주제로 네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박 팀장이 강조한 포인트는 ▲사실적 생성 ▲손쉬운 컨트롤 ▲감정적 표현 ▲저렴한/간편한 생성이다.

13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 이틀째 행사 게임 세션에서 박성범 넷마블 AI센터 컴퓨터비전AI팀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이는 AI 기술 활용을 위한 업계의 지향점에 가깝다. 예컨대 3차원 휴먼 아바타를 제작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내놓은 '캡쳐 스튜디오'를 운용하려면 120대 안팎의 카메라로 모습을 기록해야 했는데, 오늘날에는 4대 정도의 카메라로 비교적 간소하게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박 팀장에 따르면 단일 이미지와 동적 모션을 결합해 동적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콘텐츠로 생성하는 AI기술도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배경의 디테일을 구현하거나 단순 반복 작업을 간소화 하는 업무가 게임업계에서 주로 쓰인다.

박 팀장은 "인간의 언어만으로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는 단계까지 기술들이 성숙해졌다"며 "사람이 초안을 만들어 AI에 가이드를 주면 결과물을 도출해주는데, 이를 사람이 검수해서 반복 수정해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는 등 생성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생산 효율화 장점이지만...인디업계 고민도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인디게임업계에서의 AI기술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소규모 개발 집단에서의 이점이 주된 화두로 등장했다.

13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 이틀째 행사 게임 세션에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이 대표는 "인디게임업계선 주로 제작 단계에서 비용 절감이나 콘텐츠화 단계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AI기술이 활용돼 왔다"며 "스토리가 방대한 게임의 경우 텍스트 번역에도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달리'나 '미드저니' 등을 사용해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조명받아 왔다. 아울러 레벨 디자인이나 플레이 테스트 단계 등에서도 높은 활용성을 보였다. 하지만 AI기술의 대중화로 새로운 고민거리도 뒤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유저들의 높아진 눈높이로 인해 더 이상 AI기술 사용만으로 사람들이 놀라거나 즐거워 하지 않는다"며 "관습적으로 사용할 경우 퀄리티 저하 등의 문제도 뒤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유저 경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활발히 시도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마이닝과 저작권 법리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며 "AI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와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분석하는 등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AI의 활용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 판도 변화 가속화...기반 기술도 신경써야"

기술 발전에 따른 시장 판도 변화도 조명했다. 신혜련 명지대학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개발 효율화에 따른 다양한 시도가 가속화 되면서 게임시장이 보다 세분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지난달 출시해 몇백억 단위 누적 매출을 올린 1인 개발 게임 '매너 로즈'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생성형 AI나 DLSS 기술 등을 활용한 수많은 도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게임을 유통하는 스팀과 같은 플랫폼이 성장하고, 시장이 세분화 되면서 선호 장르가 지속 발굴되고 진성 유저들이 더욱 유입되는 등 시장 판도가 변화하는 데 기술이 일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데이터 주권과 비용 측면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도 애플과 구글 앱 마켓에 30%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개발 시 언리얼이나 유니티 엔진 같은 해외 기업들의 기술을 사용해야만 하는 환경도 장기적으로 생각해볼 문제"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주도적으로 산업을 끌고 나가려면 콘텐츠만 잘 할 것이 아니라 게임 기반 기술들을 우리 스스로 내재화하고 상풍화 할 수 있는 기업들이 나와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