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는 외면하고 '규제'만 따라가는 '플랫폼 정책'...'국내 시장 이해해야'
디지털경제연합이 플랫폼 정책을 펼치기 전 국내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먼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디지털 패권 경쟁 속에서 각국들이 플랫폼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타국의 규제안만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의 특징을 이해하고 알맞는 정책을 펼쳐야한다는 주장이다.
19일 디지털경제연합은 여의도 FKI타워에서 '디지털 패권 경쟁 속 바람직한 플랫폼 정책방향은?'토론회를 개최했다. ICT 대표 7개 협단체(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로 구성된 디지털경제연합은 디지털산업 발전에 필요한 바람직한 정책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협의체다.
이날 한승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플랫폼 정책 이전에 글로벌 디지털 패권 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디지털 산업 패권 경쟁이 강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스레드나 틱톡 사례에서 국가 간 갈등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국이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대로 국내에서는 세계 각국이 플랫폼 규제에 대한 논의를 하니까 이를 따르고 있다는 것. 또 한승혜 연구원은 "국내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규제 논의가 생겼고,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법안이 발의됐다"며 "하지만 이 문제를 따로 법안을 만들어 규제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플랫폼이 다양한 법에 적용을 받으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플랫폼 규제를 차용하고 국제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데, 이는 국내 플랫폼 시장에 대한 제대로 검토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한 연구원은 "인도는 EU의 디지털시장법(DMA)와 유사한 법안을 내놨는데,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플립카트가 7년 이상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상태다"라고 덧붙였다.게다가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플립카트는 미국 월마트가 인수했다. 반면 국내 시장은 네이버, 쿠팡, 신세계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연구원은 "글로벌 디지털 패권 경쟁 속에서 플랫폼 정책은 지정학적 위치부터 플랫폼의 경쟁력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행해야 한다"며 "국내 시장에 대해서 면밀하게 파악한 후에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지, 기존 법제도로 규제가 가능한지 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