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은 현재진행형…격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4-06-24     조성준 기자
알뜰폰 스퀘어 / 사진=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통신비인하 정책이 하반기에 또 한번 드라이브를 준비하고 있다. 제4이통사 출범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등 굵직한 논의가 남아있는 만큼 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돌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8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목표로 업계와 요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3사로부터 망을 빌려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통신사에 지불하는 금액을 뜻한다. 망 구축 여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통신3사의 망을 빌려 사용하고 설비구축 비용을 절감해 통신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매대가가 인하되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그만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만큼 더 저렴한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가장 최근 도매대가 인하는 2022년 12월 이뤄졌다. 당시에는 음성 1분당 6.85원으로 전년 대비 14.6%, 데이터는 1MB당 1.29원으로 19.8% 인하된 바 있다. 다만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도매대가 인하 추진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4이통사 출범 불발이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통신 시장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4이통사 출범을 추진했지만,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데다 주주 구성이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후보 자격을 취소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7일 제4이통사 선정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취소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통신3사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항마가 사라진 상황에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차선책으로 도매대가 인하를 통한 알뜰폰 시장 활성화가 꼽히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4이통사 출범이 무산되고 통신3사와 경쟁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통신비인하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알뜰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도입된 지 10년만에 전면 폐지된다. / 사진=이성우 기자

이와 함께 단통법 폐지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단통법 폐지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회기 종료로 인해 자동 폐기된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에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연내 통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 허용과 저가 요금제 출시, 단말기 제조업체의 중저가 단말기 출시와 통신3사의 전환지원금 도입 등 시장에서 통신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여기에 하반기 통신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 알뜰폰 활성화를 통한 통신비 인하 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도매대가가 인하되고 단통법 폐지가 빠르게 통과된다면 시장에서 요금제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알뜰폰 시장에서는 풀MVNO 등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