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이탈 셀러, 中 알리익스프레스로 가나...솜방망이 과징금에 업계 '우려'

2024-07-29     이수호 기자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중국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고지 없이 한국 고객의 정보를 중국 판매업체 18만여 곳에 넘긴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오히려 국내 셀러 확보전에 속도를 더 붙이고 있어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몬 및 위메프 사태로 올 3분기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7일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고객 간담회'를 개최, 국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상 국내 셀러를 다잡기 위한 적극적 스킨십 행보에 돌입한 것.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국내 고객들과 직접 만나 응원의 목소리도 진심 어린 조언의 목소리도 모두 들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늘려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확하게 서비스에 반영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는 CJ제일제당 등 대형 유통사와의 캠페인 마케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동안 주춤하던 C커머스 이용자를 다잡기 위해 대기업과 소상공인 할 것 없이 마케팅 강화 전략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국내 유통가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최대 7만명에 달하는 셀러가 중국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탓이다. 실제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셀러 대부분 이미 쿠팡과 네이버, 이마트 등 기존 이커머스를 활용 중이다. 특히 쿠팡을 비롯한 대형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경우, 오픈마켓대비 직매입 비중이 상당해 셀러들은 판호를 넓히는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뿐 아니라 같은 그룹 산하 큐텐과 AK몰, 인터파크커머스까지 사업 영위가 쉽지 않아진 셀러 입장에선 중국 서비스 외연 확장이 필요한 사태다. 유통가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티메프 셀러 대부분 쿠팡과 네이버에서도 오픈마켓을 운영하던 분들"이라며 "이들은 판로를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파트너사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C커머스와 더욱 긴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국내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이슈를 비롯, 중국 이커머스 사용에 대한 부작용이 거듭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 19억7800만원의 과징금과 780만원의 과태료, 시정명령·개선권고를 부과한 상태다. 정부에선 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중국 판매자가 18만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과징금 규모는 20억원 수준에 그친 상태다.

물류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중국 이커머스 서비스가 큰 힘을 받지 않도록 여러 부처를 통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대로 보고 있으면, 우리 당국의 관리 밖에서 활동하는 C커머스의 위세는 올 하반기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