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골프 앞두고 플랫폼 경쟁 활활...'스코어 카드' 왕좌 가린다
바야흐로 가을 골프의 계절이 눈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골퍼들을 맞이하는 가을이 멀지 않았다. 다가오는 골프의 계절을 앞두고 있지만 골프 플랫폼 업계에서는 '스코어 카드'를 둘러싼 소리없는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29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스코어는 내달 1일부터 스코어 관리 서비스를 유료화로 전환한다. 이미 지난 1일 통합구독서비스 '스스플러스'를 출시하며 유료 가입자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스코어 관리 서비스를 '스코어 베이직'과 '스코어 플러스'로 이원화한다. 스코어 플러스는 스스플러스에 가입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프리미엄 스코어 관리 서비스다. 국내외 2만여개 골프장에서 기록한 스코어를 누적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스코어 분석과 개인화, 차별화된 스코어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반면 스스플러스를 구독하지 않는 회원들의 경우 내달 1일부터는 최근 1개의 스코어만 확인할 수 있다. 또 스코어와 관련한 콘텐츠도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다만 스코어 베이직 서비스를 통해 골프장으로부터 스코어를 자동 전송받고 휴대폰에 저장하는 스마트스코어의 핵심 서비스는 계속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 이용자들은 스마트스코어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누적된 스코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골프 라이프를 확인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인가"라며 "이는 370만명에 달하는 스마트스코어 회원을 대상으로 스코어를 인질삼아 장사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스마트스코어 측은 "진지하게 골프를 즐기는 헤비 유저들을 중심으로 스스플러스 가입자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라운드 스코어 앱 전송과 당일 스코어카드 다운로드 등은 계속해서 무료로 제공하는 만큼 골프를 즐기는데는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스코어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골프 플랫폼 업계에서는 잇따라 스코어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스마트스코어가 스코어 등록 시장을 독점할 정도로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 여러 업테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골프생활 플랫폼 '김캐디'가 나섰다. 지난달 김캐디는 스코어카드 사진이나 정보만 있다면 AI를 활용해 스코어 입력이 가능한 기능을 출시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 세계 골프 야디지 서비스 1위 업체인 '18Birdies'와 파트너 협약을 맺고 스코어 저장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중에는 '18Birdies' 한글화 버전을 통해 필드 스코어를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골프 스코어 플랫폼 시장에 네이버도 참전했다. 네이버는 올해 3월 골프 커뮤니티 기능을 메인으로 한 'MY골프'를 출시한 바 있다. 커뮤니티 기능에 그치지 않고 내달 5일부터는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스코어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형태로 다운로드 받은 스코어 외에 직접 촬영한 이미지, 손글씨로 기입한 스코어카드 등도 정확한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다.
현재 MY골프에는 스마트스코어 연동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진행할 경우 스코어가 자동으로 연동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플러스 유료화로 인해 해당 기능은 오는 12월 31일까지만 제공한다. 내년 1월부터는 스마트스코어로부터 연동된 스코어는 모두 삭제되며 별도의 스코어 등록·관리 기능을 통해 해당 기능을 대체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 스마트스코어 간의 불협화음이 일기도 했다. 네이버 측은 "스마트스코어의 유료 멤버십은 MY골프와 어떠한 사전 협의하에 진행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9월을 기점으로 골프 플랫폼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스코어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골퍼들은 스코어 카드 등록을 위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는 스마트스코어가 스코어 부문에서 시장을 독점해왔지만, 여러 서비스가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1위 사업자 자리도 위태하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스코어의 구독 서비스는 수익성과는 별도로 스코어 카드 시장 독점이라는 이미지가 실추되는 계기가 됐다"며 "AI를 활용한 스코어 입력 등 더 편해지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다양한 골프 플랫폼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