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봤다] 편의점을 레스토랑으로 변신시킨 '멋'진 '맛'...농심 신라면 툼바 컵라면

2024-09-25     이소라 기자

40대 워킹맘 기자인 '라떼워킹맘'은, 얼마 전 딸 아이에게 '등짝스매싱'을 날릴뻔 했어.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자주 사먹는데 그날 집에서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하더라고. 알고 보니 굉장히 매운 그 라면 있잖아. 그걸 먹었더라고.

딸은 까르보나라 버전을 먹어서 괜찮을 줄 알았다고 하는데, 결국은 탈이 난거야. 그래서 딸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어. 하지만 나도 딱히 대항마가 떠오르지 않는거야. 친구들과 즐기는 문화 중 하나일텐데, 무작정 막을 수는 없잖아.

그러다가 유튜브에서 성시경이 신라면으로 투움바 파스타를 만드는 것을 본거야. 그리고 농심이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어. 하늘이 '라떼워킹맘'을 도운걸까. 운 좋게도 신라면 툼바 컵라면을 먹어보고,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야.

가뜩이나 딸 때문에 골치가 아팠던 '라떼워킹맘'은 혹시라도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한걸음에 달려갔어. 이제 막 가을이 문턱으로 다가온 어느날, 다양한 레시피로 즐길 수 있는 신라면 툼바를 만날 수 있었어.


노골적이지만, 고마운 제품

'신라면 툼바'는 사실 노골적으로 한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맛과 풍미를 지니고 있어. 그 라면은 바로 '라떼워킹맘'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딸의 배를 아프게 한 그 라면이지.

/사진=이소라 기자

그런데, 개인적으로 초등학생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성분표를 꼼꼼하게 봤고, 입안의 자극부터 소화기관까지 모두 테스트해본 결과 아이가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거든. 

아이들에게는 문화처럼 매운 라면 먹기가 챌린지로 퍼지고 있고 그걸 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가지만, 속을 덜 불편하게 해주는 제품이 있다면 얼마나 고맙겠어. 그렇게 '신라면 툼바'는 '라떼워킹맘'의 마음에 들어왔어.


우유 넣고 2분 30초 돌리세요

우선, 이 제품은 철저하게 편의점 타깃으로 제작됐더라고. 편의점에 존재하는 정말 많은 제품들과 컬래버레이션를 통해 맛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어. 

/사진=이소라 기자

물만으로도 조리가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 '라떼워킹맘'은 우유로 조리하는 것을 추천해. 우유 200ml을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 더 넣은 뒤 전자레인지에 2분 30초 정도 돌리면 정말 꾸덕한 파스타 비주얼이 완성돼.

아참, 컵라면에는 조리 시간을 편의점 전자레인지 기준 2분이라고 잡아놨는데 우유를 넣으면 더 돌려야해. 편의점 우유는 냉장고에서 나와서 차갑기 때문에 2분만 돌리면 원하는 만큼 따뜻하고 꾸덕해 지지 않으니 참고해.

그리고 우유만 하기 보다는 뜨거운 물을 조금이라도 넣어줘야 좀더 면이 잘 익어. 물이 섞여야 우유가 면 사이로 스며들면서 크림의 느낌이 더욱 강해지니까 이 부분도 꼭 기억하길 바라.

루꼴라와 방울토마토를 곁들이면 고급스러운 파스타가 된다/사진=이소라 기자

우유 제조법을 딸에게 알려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 마치 자기가 요리사가 된 느낌을 갖는 것 같더라. 아이에게 조리하는 재미까지 줄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인 것 같아.


볶음김치와 체다치즈와도 '찰떡'

사실 우유를 넣어 제조하는 방법은 농심에서 알려준 거거든. '라떼워킹맘'이 가만히 있을수는 없잖아. 그래서 편의점 아이템 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조리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어.

우선 '라떼워킹맘'의 딸은 체다치즈를 강력 추천하더라고. 편의점에서 체다치즈 두장을 판매하는 거 알고 있었어? '라떼워킹맘'은 사실 몰랐거든. 그 치즈를 넣고 조리를 하면 더 꾸덕하고 맛있어져.

그리고 생각보다 볶은김치가 잘 어울려. 크림의 느끼함을 김치가 잘 잡아주거든. 개인적으로는 신라면 툼바에 단맛이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볶은김치가 그 부분을 잘 채워주는 것 같아.


굉장히 '멋'있는 '맛'

이왕이면, 멋지게 보이는 게 맛도 좋다는 것이 '라떼워킹맘'의 신조거든. 신라면 툼바는 굉장히 '멋'있는 '맛'을 구현했어. 라면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파스타를 구현할 수 있는데 말해 뭐하겠어.

/사진=이소라 기자

멋있는 맛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생각이 드는게, 굉장히 오묘해. 투움바 파스타보다는 확실히 맵지만 그 강도가 사람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입맛을 돋울 정도거든. 밸런스를 정말 잘 잡았어.

게다가 원래 비빔면은 나트륨 함량이 많아지는데 이 제품은 일일 권장량 56%로 나쁘지 않아. 게다가 칼슘이 함류돼 있어서 아이들이 가끔 별미를 먹는다고 했을 때 부모 입장에서 뜯어말릴만한 수준은 아니야.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면발이거든. 농심에서 나오는 멸치칼국수같이 얇고 넓적한 면이었다면 더 꾸떡하고, 더 맛있고, 더 그럴싸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물론 컵라면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 연구원들이 나보다 더 전문가니까, 대량생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겠지?

/사진=이소라 기자

아무튼 당분간은 한시름 놓아도 될 것 같아. 아이가 편의점에서 맛있게 먹으면서도 부모가 '등짝스매싱'을 날리지 않아도 될 제품이 나왔으니 말이야. 나중에 봉지라면으로 출시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때는 면발까지 제대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야.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