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에이전트까지 'AI 선물세트' 내놓은 구글...'AI는 큰 기회, 투자는 계속된다'
구글이 새로운 AI 전용칩부터 추론 모델, 플랫폼, 에이전트에 이르는 AI 스택 전반에 걸친 기술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경쟁사에 맞선 'AI 풀스택 전략'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성능 10배 향상된 AI칩 '아이언우드'
9일(현지시간)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5'에서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공개했다.
구글에 따르면 아이언우드는 전 세대 대비 1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포드(Pod) 당 9000개 이상의 칩을 탑재하고 42.5 엑사플롭스(Exaflops)의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아이언우드는 구글이 최초로 공개한 TPU보다 3600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고 같은 기간 동안 에너지 효율은 29배 향상됐다"며 "우리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칩으로, AI 모델의 차세대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도 확대한다. 차세대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B200 및 GB200 가상머신(VM)을 지원하며, 클라우드 공급 업체 최초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베라 루빈'의 두 모델을 모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구글 분산형 클라우드(GDC)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지원한다. 구글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제미나이를 블랙웰 시스템에 통합, 델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네트워크가 차단되거나 연결된 모든 환경에서 제미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로 비용 효율 높인다
구글은 새로운 '제미나이 2.5' 모델도 선보였다. 최근 '제미나이 2.5 프로' 모델을 버텍스 AI에 퍼블릭 프리뷰 버전으로 선보인 데 이어, '제미나이 2.5 플래시' 모델도 제공한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실시간으로 요약을 제공하거나 필요한 문서를 빠르게 찾아야 하는 사례에 활용할 수 있는 경량형 추론 모델이다. 프롬프트의 복잡성에 따라 추론 수준을 조정할 수 있으며, 기업은 예산에 맞춰 모델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 모델인 '이마젠 3'는 고품질 이미지 생성과 추가적인 디테일을 더하는 인페이팅 기능을 지원한다. 영상 생성 AI 모델인 '비오 2'에는 인페인팅·아웃페인팅, 시네마틱 컨트롤, 보간 작업 등 고급 동영상 생성 및 편집 플랫폼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에 더해 업계 최초의 엔터프라이즈용 텍스트-투-뮤직(text-to-music) 변환 모델인 '리리아'가 발표됐다. 리리아는 프롬프트 입력을 통해 30초까지 음악을 생성할 수 있다.
업무 전반에 침투하는 'AI 에이전트'
구글은 개발자 AI 플랫폼 '버텍스 AI'를 통해 여러 에이전트가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멀티 AI 에이전트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새로 선보인 '에이전트 개발 키트(ADK)'는 에이전트 행동을 세밀하게 제어하면서 정교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DK를 통해 100줄 미만의 코드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구글은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프로토콜'를 통해 기반 기술에 관계없이 에이전트가 서로 통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액센츄어, 딜로이트, 세일즈포스, SAP, 서비스나우 등 50개 이상 파트너가 A2A 프로토콜에 참여하고 있다.
'구글 에이전트스페이스'를 통해 사용자는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엔터프라이즈 앱으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에이전트 갤러리'에서 필요한 에이전트를 검색하고, '에이전트 디자이너'를 통해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지식을 강화하는 맞춤형 에이전트를 노코드(no-code)로 만들 수 있다.
이밖에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이디어 생성 에이전트', 복잡한 주제에 대해 탐색한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제공하는 '딥 리서치 에이전트', 기업의 지식 관리팀이 모든 데이터에 대한 엑세스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글 에이전트스페이스 서치' 등도 발표했다.
한국 기업들도 구글과 손잡고 'AI 혁신'
이번 행사에선 국내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혁신한 사례도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 확장을 발표하며 홈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Ballie)'에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볼리는 제미나이의 추론 능력과 멀티모달 기능, 삼성의 독자적인 언어 모델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행동과 반응을 조율하며 자연스럽고 개인화된 대화형 상호 작용을 지원한다.
LG AI연구원은 구글 클라우드의 AI 하이퍼컴퓨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과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AI를 개발한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카카오는 'JAX를 활용한 생성형 AI 모델 구축 및 서비스'를 주제로 구글 클라우드 TPU 및 GPU에서 머신러닝 연구 성능을 최적화하며 대규모 차세대 기반 모델을 구축하고 배포한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 또 카카오헬스케어가 헬스케어 기술 발전과 AI 에이전트 구현에 있어 기술 혁신가와 의료 서비스 제공자 간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750억달러 투자 의지 재확인..."AI는 큰 기회"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2월 밝힌 750억달러 AI 투자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구글은 AI 데이터센터 등 기술 인프라 구축에 전년(525억달러) 대비 약 43% 증가한 7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최근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가운데에서도 AI 투자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구글이 10년 이상 AI에 투자해 온 이유"라며 "AI가 가져다줄 기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최신 AI 기술을 모든 제품과 플랫폼에 걸쳐 스택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러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