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교체 속도내는 SKT '교체자가 대기자보다 많아졌다'

가입자 방어보다 유심 교체가 '우선'

2025-05-27     윤상호 기자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사진=윤상호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4월18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시행한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 교체가 1개월 만에 교체자가 대기자보다 많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대리점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27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유심 해킹 사고 관련 일일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0시 기준 유심 교체자는 459만명이다. 재설정은 22만9000명이 선택했다. 대기자는 444만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부터 지난 25일을 제외하고는 하루 30만명 정도 유심 교체를 시행하고 있다. 유심 물량 안정화와 업무 처리 숙련도 향상 덕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40만명 이상 가입자가 이탈했다. 대리점과 판매점 등 영업 차질 불만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리점은 SK텔레콤만 취급하는 매장(T월드)을 판매점은 3사 상품을 모두 다루는 매장을 지칭한다. 신규 가입 중단은 대리점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 중단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판매점은 신규 영업은 가능하지만 유심 공급을 제한한 상황이다.

임봉호 SK텔레콤 이동전화(MNO)사업부장은 "지금은 신규 가입 해제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보다 유심 교체 예약자 조기 교체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신규 정지에 대한 대리점 보상은 우리가 하겠다고 원칙을 세웠지만 구체적 방안은 해제 시점에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중순부터 신규 가입 중단 해제 조건을 갖췄다는 입장을 여러 번 내비쳤다. 이날 발언은 이전에 비해 수위가 약하다. 세간의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희섭 SK텔레콤 홍보(PR)센터장은 "유심 물량을 충분히 교체에 투입해 여건을 충족하면 과기정통부와 논의를 할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라며 "유통망 어려움의 가중 등도 있지만 지금은 교체가 우선"이라고 몸을 낮췄다.

대신 SK텔레콤은 지난 주말 기기 변경 지원금과 판매점 장려금 등을 인상했다.

임 사업부장은 "경쟁사의 정책에 대응 차원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을 했다"라며 "가입자 이탈에 따른 최소한의 방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판매점에 신규 유심을 공급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판매점은 디지털 심(eSIM, 이심) 중심으로 신규와 번호이동 고객을 받고 있다"라며 "'갤럭시 S25 엣지' 판매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고객신뢰위원회는 지난 22일 첫 회의를 가졌다. ▲사고 개요 및 대응 경과 공유 ▲고객 안심 패키지 소통 방안 ▲외부 위기 대응 사례 기반 고객 신뢰 회복 방향성 모색 등을 논의했다. 신뢰위는 SK텔레콤이 이번 사고 수습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외부 인사로 구성했다. 향후 이미지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한다.

김 센터장은 "신뢰위 첫 회의에서는 고객이 보다 쉽게 알 수 있는 소통 방안 마련과 정보보안 투자 계획 구체화 등을 주문했다"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