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원화 스테이블코인, '통제된 역외화'로 설계해야'

2025-07-18     서미희 기자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가 18일 열린 디지털금융법포럼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성급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자칫 한국의 외환·자본통제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18일 디지털금융법포럼 학술대회에 참석해 "제도적 안정장치 없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한국은행의 통화·자본 관리 체계가 구조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통제된 역외화 설계로 초국경 유동성 대응 역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단법인 디지털금융법포럼은 블록체인법학회와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닥사)와 함께 서울시 중구 한진빌딩 신관 1층 아카데미아실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법적 과제를 짚어보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스테이블코인과 통화정책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시장 참여와 가상자산업자의 해외 진출에 관한 법적 쟁점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와 현물 ETF 이슈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김종승 대표는 '스테이블코인과 통화정책 : 원화의 국제화, 기회인가 리스크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및 외환정책의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한국의 디지털 통화 주권 문제가 제기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됐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기능의 약화 ▲그림자 유동성과 '이중 레버리지' 구조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외환정책 대응 한계 등을 꼽았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가 18일 열린 디지털금융법포럼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먼저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 지급준비체계 밖에서 유동성을 창출해 금리 신호 전달을 약화시키고, 통화정책의 핵심 전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유동성 흐름이 확산되면 환율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정책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으며, 한국이 활용 중인 미세조정 방식의 외환시장 개입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앞서 한국은행이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외환통제와 자본 유출입 관리의 기본 틀'의 구조적 붕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정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종승 대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선 원화의 국제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원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정책 간 연계성과 초국경 유동성 대응 역량을 통합하는 설계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기회로 삼아 '통제된 역외화' 실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본시장 완전 개방 없이, 부분적 국제화 경로로 환투기 방어 및 유동성 안정 메커니즘을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선 100% 준비자산을 기반으로 통화정책과 외환정책의 정합성을 내재한 구조로 설계돼야 하며, 글로벌 통화질서 전환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화된 실험 플랫폼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