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분기 적자 지속…파운드리 투자 축소, 유럽 '백지화'·미주 '속도조절'
매출액 128억5900만달러 영업손실 31억7600만달러 파운드리, 매출액 44억1700만달러 영업손실 31억6800만달러 파운드리 18A 공정, 수익화 가능…자체 물량 소화 파운드리 팹, 독일·폴란드 '취소' 코스타리카 '폐쇄' 오하이오 '연기'
인텔이 2분기 적자를 지속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다. 시설투자(캐펙스)는 재정비 중이다. 미국 외 생산시설(팹) 추가 구축 계획을 백지화했다. 미국 오하이오 투자는 늦추기로 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8A 공정은 유지한다. 자체 제품 생산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
24일(현지시각) 인텔은 일반회계기준(GAAP) 2025년 2분기 매출액 128억5900만달러(약 17조6600억원) 영업손실 31억7600만달러(약 4조3600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적자를 이어갔다.
주당순이익(EPS)은 0.67달러(약 920원) 손실이다. 전년동기대비 0.29달러(약 400원) 개선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쟁력 강화 ▲수익성 향상 ▲장기적 주주가치 창출을 위한 기회는 있다"라며 "제품 포트폴리오와 인공지능(AI) 로드맵을 재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15%를 줄였다. 이로 인한 구조조정 비용 19억달러(약 2조6100억원)가 발생했다. 연말까지 전체 인원을 7만5000명 내외로 재편할 예정이다.
탄 CEO는 "직원 구조조정에 앞서 경영진을 전반으로 줄였다"라며 "9월부터 재택근무 대신 회사 출근을 기본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올해 캐펙스 목표는 180억달러(약 24조7300억원)다. 이를 위해 독일과 폴란드 반도체 생산시설(팹) 건설을 중단했다. 코스타리카 팹은 폐쇄한다. 미국 오하이오 팹은 준공 시점을 더 미룬다.
탄 CEO는 "파운드리는 신뢰라는 원칙에 기반한 서비스로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공정과 패키징 기술을 갖추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지난 수년 동안 우리의 투자는 불필요하게 흩어지고 과도했다"라고 평가했다.
인텔은 유럽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각각 300억달러(약 41조2100억원)와 33억달러(약 4조5300억원)를 투자하려 했다. 특히 독일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가장 큰 인텔 파운드리 팹을 만들 예정이었다. 독일 정부도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유럽의 반도체 팹 확보 노력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주 팹 전략도 다시 짰다. 중남미 코스타리카 팹의 역할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팹으로 옮긴다. 미국 오하이오 팹은 이미 지난 2월 올해에서 2030년으로 준공을 연기했다. 오하이오에는 280억달러(약 38조4600억원) 이상을 투입할 방침이었다. 새로운 준공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탄 CEO는 "오하이오는 취소는 아니다"라며 "수요에 따라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미국 애리조나 팹이 18A 공정 양산에 착수한 것이 위안이다. 18A는 TSMC의 3나노미터(nm) 공정(N3)에 대응하는 공정이다. 시장은 인텔이 18A 공정을 포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산을 하는 것은 고객사를 잡았다는 뜻이다. 또 인텔 자체 제품에 18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탄 CEO는 "18A 및 2세대 18A(18A-P) 공정은 순조롭게 고객사를 확보 중으로 18A까지는 인텔 자체 수익만으로 투자 회수가 가능하다"라며 "14A는 고객사의 수요를 우선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은 1분기 네트워크 및 에지 그룹(NEX)을 해체했다. NEX 사업은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CCG)와 데이터센터 및 AI(DCAI)로 분산했다.
2분기 CCG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억7100만달러와 20억5300만달러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3%와 22.3% 감소했다. DCAI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억3900만달러와 6억3300만달러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5%와 161.6% 상승했다.
파운드리는 여전히 돈만 먹고 있다. 매출액은 44억1700만달러 영업손실은 31억6800만달러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 성장했다. 영업손실도 전년동기대비 불었다.
탄 CEO는 "주요 칩 설계는 CEO가 직접 검토해 승인하는 체제를 구축했다"라며 "실행 속도 향상과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인텔은 3분기 가이던스(회사 목표치)로 매출액 126억~136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년동기대비 20억달러 모자란 수치다. 매출총이익률은 36.0%다. 전년동기대비 18%포인트(p) 높다. EPS는 0.00달러다. 전년동기대비 적자 탈출이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