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스포츠 전략도 갈림길...'수익성 전환' 쿠팡플레이, '외연 확대' 티빙

쿠팡플레이, 유료 가입자 확보 방점 티빙, 늘어난 MAU 유지·수익화 과제

2025-08-17     임경호 기자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이하 쿠플)와 티빙이 스포츠 콘텐츠를 활용해 서로 다른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쿠플은 유료 멤버십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티빙은 스포츠 팬덤 기반 외연 확장에 통한 장기 성장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17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쿠플은 지난 15일부터 전용 리워드 프로그램 '스포츠 패스 클럽'을 도입했다. 스포츠 패스 가입자에게 해외 경기 직관, K리그 스카이박스 관람권, 선수 사인 유니폼, F1 스피드 챔피언 레고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쿠팡 와우 회원에게만 허용하던 스포츠 패스 요금제 가입 제한도 15일부로 해제했다.

쿠플은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리그 1 등 주요 유럽 축구 리그와 F1, LIV 골프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이를 감상하기 위한 스포츠 패스 월 구독료는 쿠팡 와우 회원 9900원, 비회원 1만6600원으로 책정됐다. 쿠팡 와우 가입 가격은 7890원이다.

쿠플의 행보는 최근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쿠플 전체 이용자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충성도 높은 유료 고객층을 공고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으로 읽힌다. "스포츠 패스를 오래 유지하고 쿠플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자주 시청할수록 리워드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쿠플 측 설명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플 MAU는 지난 3월 748만명으로 티빙을 제치며 2위에 올랐으나 5월 715만명으로 하락했다가 7월 689만명까지 감소하며 티빙과 순위를 교체했다. 6월 일반 콘텐츠를 광고 기반으로 별도의 결제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쿠플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세분화했으나 이용자층 확대까지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티빙 제공

티빙은 스포츠 콘텐츠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프로야구 리그 중계와 함께 부가 콘텐츠를 기존 구독형 요금제에 포함해 제공하며 신규 팬층 유입을 극대화했다. 경기 분석, 선수 인터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다양하게 묶어 '야구 팬덤'을 플랫폼 내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주말 야구를 함께 보는 '팬덤중계'와 '티빙슈퍼매치'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접근은 MAU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티빙 MAU는 3월 705만명에서 5월 716만명으로 증가했고, 7월에는 749만명을 기록했다. 티빙은 프로야구 리그 디지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지난해에도 정규 시즌이 시작된 3월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MAU가 증가한 바 있다. 지난 3월 개막전 주말 순방문자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16% 증가했다고 티빙 측은 설명했다.

두 플랫폼의 서로 다른 전략은 결국 이용자 락인과 수익성 전환이라는 과제로 이어진다. OTT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스포츠 콘텐츠가 플랫폼들의 향후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티빙은 KBO 정규 시즌 종류 후에도 스포츠 팬덤을 중심으로 확보한 이용자층의 이탈을 방지(락인)하며 직접 가입(D2C)을 통해 구독 수익을 높이거나 늘어난 규모를 활용해 광고 수익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7일 CJ ENM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광고 매출은 KBO 피크 시즌을 맞아 더욱 성장하고, 하반기 플랫폼 매출도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쿠플은 감소세인 이용자 기반을 유료화로 전환하고, 광고 기반 모델을 통해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 확보에 6년간 약 4200억원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토트넘 간판스타 손흥민의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으로 EPL 중계 효과에 다소 힘이 빠졌다. 하지만 가을부터 NBA 정규 시즌 및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등 콘텐츠 범위를 더욱 확장해 스포츠 팬들의 유입을 가속화한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