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대' 앞둔 1등 사업자 네이버·두나무, 밀월 본격화…기대 효과는

2025-08-20     서미희 기자
네이버 사옥 전경. / 사진=네이버 제공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네이버가 1위 디지털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밀월을 꾀해 주목된다. 코인 대중화를 꿈꾸는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시대, 인터넷 생태계 확장을 꿈꾸는 네이버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최근 증권플러스 비상장 지분 매각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가 증권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 또는 두나무와 공동 보유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2019년 11월 출범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두나무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 측은 이번 논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 인수 또는 지분 제휴를 통한 양사의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순히 비상장 주식 플랫폼 확보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시대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간 네이버가 수차례 지분 제휴를 통해 파트너십을 늘려온 점도 이번 딜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한 결제·송금·보험·투자 서비스에 증권 거래 기능까지 더해 '금융 슈퍼앱' 전략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코인 인프라에 강점을 가진 두나무와 손을 잡을 경우,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구조 설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두나무 입장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과의 법적 분쟁으로 비상장 주식 유통 플랫폼 전용 인가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분 매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국내 인터넷 생태계 전반에 블록체인·코인 관련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무엇보다 양사는 제휴 추진을 통해, 자체 생태계를 엮어 스테이블코인 및 웹3 개척에 나선 카카오 그룹사들과 직접 경쟁이 가능할 전망이다. 결제·송금 네트워크를 갖춘 네이버페이와 두나무가 결합할 경우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반대 진영인 카카오는 최근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아 전략을 조율 중이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금융 계열사를 통해 이미 스테이블코인 뿐 아니라 코인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컨대 카카오뱅크는 준비금 수탁,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는 스테이블코인 유통·결제망 역할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가 논의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코인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참여 경험을 갖고 있으며 관련 상표권 출원도 12건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역시 18건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스테이블코인 결제 측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그룹 계열사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내재적 역량을 강화하는 쪽, 네이버는 외부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장악을 노리는 쪽으로 전략이 갈린다"며 "양사 모두 제도 시행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코인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생활 금융 네트워크와 두나무의 가상자산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강력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결제와 투자,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플랫폼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