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디즈니+, 미드폼 예능으로 출근 시간 공략...'무빙 효과' 재현할까

22일부터 주 5일 미드폼 예능 편성에 MAU 증가세 탄력 관심 9월 '북극성' 공개에 넷플릭스 출신 임원 선임 시너지 기대

2025-08-21     임경호 기자
디즈니+ '북극성' 스틸컷 /사진=디즈니+ 제공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디즈니+가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린다. 지난 4월 이후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예능 편성·대작 오리지널 공개·인재 영입 등 전략이 맞물리며 2년 전 '무빙' 효과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디즈니+가 오는 22일부터 예능 프로젝트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 편성을 통해 콘텐츠 포트폴리오 범위를 확장한다. 매주 금~화요일 오전 8시 각기 다른 미드폼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드라마·영화 기반의 중심축을 옮겨 플랫폼을 보다 유연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기성 TV 예능 프로그램보다 짧고 숏폼보다 긴 25~30분 분량의 미드폼을 택한 것은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출근이나 등교 시간대 시청층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번 편성으로 디즈니+가 국내 OTT 시장의 예능 장르 주 소비층을 흡수해 플랫폼 이용자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도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디즈니+가 2023년 8월 '무빙' 공개 이후 2년 가까이 별다른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간오락장'을 시작으로 한 잇따른 변화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200만 안팎을 오르내리던 디즈니+의 2023년 MAU는 '무빙'의 공개로 당해 9월 434만까지 치솟았다. 이는 '무빙'을 공개하기 전인 7월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디즈니+ 최근 3년(2022.08~2025.07) MAU 추이 /사진=모바일인덱스

다만 그 효과는 6개월을 지속하지 못하고 이듬해 2월 200만대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1년 6개월 동안 디즈니+는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에 이어 국내 OTT 시장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역대 최고 MAU를 경신했고, 티빙과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콘텐츠 전략 등을 앞세워 외연 확장이나 수익성 강화에 치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디즈니+ MAU가 지난 4월 이후 지속 상승 중인 점은 고무적이다.

디즈니+는 예능 콘텐츠 편성 외에도 오는 9월 10일 강동원·전지현 주연의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을 공개해 화제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내년도 한국 콘텐츠 라인업으로 소개되며 국내외 취재진 등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0%대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연출한 김희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북극성'은 UN대사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 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탄탄한 배우 라인업과 함께 높은 작품성을 바탕으로 디즈니+의 대표적인 흥행 기대작으로 꼽힌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다양한 콘텐츠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아태지역 부사장 겸 지역 공동 총괄 및 파트너십 부문 총괄 출신 토니 자메츠코프스키의 월트디즈니 컴퍼니 합류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달 아시아태평양 지역 D2C(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테크 분야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향후 아태지역의 디즈니+ 스트리밍 비즈니스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넷플릭스 아태지역 사업 초창기 리더로 지난 9년간 전략적 파트너십 및 멀티채널 캠페인을 통해 아태지역 시장 확장을 주도한 바 있다. 또 유튜브 임원으로 재직하며 아태지역 내 음악 사업을 구축하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 개발을 주도했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 수석부사장은 이번 선임과 관련해 "아태지역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시장"이라며 "글로벌 스트리밍 시청자 확대는 회사의 중요한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