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 이슈] 변곡점 맞은 네이버웹툰, 美 디즈니 협업에 WBTN 주가 '껑충'...싱스북 시너지도 '기대'
디즈니 앞세워 韓 웹툰 글로벌화 분수령 네이버 북미 SNS 싱스북과 시너지 기대감 UP
네이버웹툰을 운영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WBTN)가 마블-스타워즈로 대표되는 디즈니와 손을 잡으며 연일 몸집을 불리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양사가 방대한 만화 지식재산권(IP)을 활용, 공동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발표를 진행한 후 WBTN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하루새 무려 40% 껑충 뛰었다. 네이버와 디즈니의 물리적 결합에 웹툰엔테테인먼트가 하루새 덩치를 크게 불린 것.
앞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조건 합의서를 체결하고 새로운 디지털 만화 플랫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디즈니는 3만5000편 이상에 달하는 마블,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의 만화들을 하나의 디지털 구독 서비스에 모을 수 있게 됐다. 신규 플랫폼 개발과 운영은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맡게 된다.
새 플랫폼은 디즈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수십년간의 대표 작품들은 물론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 (WEBTOON)' 영어 서비스에서 연재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도 일부 제공된다. 또 세로 스크롤과 전통 만화 형식을 같이 지원해 미국 유저의 거부감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또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는 신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엄선된 작품들을 추가 비용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디즈니가 자체 플랫폼 구축이 아닌 네이버웹툰을 통해 디지털 만화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이유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확인한 콘텐츠 분야의 한류 덕이다. 한국 기반의 웹툰, 만화 등 애니메이션 기반 콘텐츠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의 역동적인 콘텐츠 파워가 필요해진 것. 이미 네이버웹툰 기반 콘텐츠는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인한 상태다. 또 네이버웹툰 자체의 혁신적인 기술력도 디즈니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네이버웹툰은 인공지능(AI)팀 신설 등을 통해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다양한 기술력을 플랫폼에 융합, 이용자들을 유입시킬 강력한 요인들을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AI큐레이션'과 '캐릭터챗'이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추천하고, 사용자와 웹툰 캐릭터가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든 이 같은 AI 기술력은 이용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며 IP 밸류체인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생성콘텐츠(UGC) 기반 숏폼 애니메이션 서비스인 '컷츠'를 선보이며 영상 분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양사 협업은 단순한 IP 라이선스 제휴를 넘어 구독 기반 플랫폼 동시 운영, 기존 디즈니 플러스+ 마블 언리미티드 구독자 연계, 콘텐츠 유입 경로 다변화 등을 포함하고 있어 네이버 웹툰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네이버의 신규 북미 SNS 싱스북이 오는 11월 오픈베타를 앞둔 가운데, 웹툰-디즈니 신규 플랫폼과 시너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웹툰이 미국의 주류 문화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네이버에게 이번 딜은 콘텐츠 사업 전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네이버는 웹툰의 글로벌화라는 깃발 아래 야심차게 해외 진출을 선언했으나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이어왔다. 미국에서 주류 문화로 올라가기에는 문화적인 장벽이 생각보다 강력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케데헌'의 흥행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서구권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협력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에게 이번 딜은 중요한 본곡점으로 웹툰이 미국의 주류 문화로 편입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아라며 "견조한 펀더멘털에도 모멘텀 부재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하반기에는 네이버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