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 이슈] '네이버+두나무' 급부상한 이해진-송치형의 빅딜...웹3로 美中 빅테크와 승부

네이버+두나무 물리적 결합으로 웹3 금융 거인 '네이버파이낸셜' 등장 가능성 웹3 금융 노리는 네이버, 美 IPO 정체된 두나무...이해 관계 수렴

2025-09-25     이수호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네이버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 네이버와 웹3 최강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손을 잡을 전망이다. 양사간 주식교환을 비롯, 큰틀의 사업 협력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핀테크 기업의 등장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80조원 결제 규모를 확보한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글로벌 4위 디지털자산(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간의 결합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디지털 산업의 지각 변동이 점쳐진다.


네이버+두나무=亞 거대 핀테크 '네이버파이낸셜' 등장 초읽기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활용,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사실상 양사간 빅딜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두나무 또한 "확정된 바 없다"는 비슷한 내용의 공시를 낸 상태다. 추가적인 협력사항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여러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밝힌 것. 

업계에선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한 신주를 기존 두나무 주주가 보유한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나무 주요 주주로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지분율 약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로, 거래가 성사되면 이들이 네이버파이낸셜을 이끌 주요 주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분 약 75%(전환우선주 포함)를 보유한 네이버가 최대주주로, 나머지 지분은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양사간 딜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네이버 입장에선 라인으로 대표되는 메신저 플랫폼, 미국 증시 입성을 이뤄낸 웹툰-웹소설의 네이버웹툰(웹툰 엔터), 크림을 필두로 한 C2C 커머스 외에도 웹3 금융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탑재하게 된다. 업비트는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로, 해외시장까지 넓혀봐도 상위 5위권 사업자로 분류된다. 네이버 입장에선 미국의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바이낸스 등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대형 핀테크 기업을 품게되는 것. 즉 이번 딜은 궁극적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웹3 진출 의도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사진=두나무

 

또한 국내 금융 플랫폼사들이 저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월간활성자수(MAU) 17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페이, 두나무 업비트의 방대한 이용자층이 결합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최강자 지위를 확보할 전망이다. 

실제 양사가 구상하는 기술 생태계 투자 규모는 10년간 약 수십조 원 규모로 전해진다. 국내 최고 수준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두나무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네이버 페이 기반 간편결제망에 올리고, 이커머스 최강자 네이버와의 시너지까지 결합하겠다는 의도다. 당국이 추진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인 사용처가 당장 등장하게 되는 것.

앞서 미래에셋은 별도의 리포트를 발간해 "네이버와 업비트 간 제휴는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신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모델"이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응하는 준비자산을 통해 국채, MMF 등 안전자산에 추가해 연 4%대의 리저브 운용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정산 과정에서 얻을 수수료 수익도 오는 2030년에는 7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웹툰엔테인먼트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는 네이버 관계자들/사진=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의 키맨은 송치형-김형년?!...한국판 로빈후드 나온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이번 딜이 현실화한다면,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안정적인 대내외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두나무 오너인 송치형 회장, 김형년 부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키를 쥐고 코인과 전통자산을 엮는 웹3 확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의 한계를 넘어, 네이버라는 든든한 방패 막이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두나무는 네이버와 손을 잡고 제도권 금융 안으로 들어가, 웹3 시장의 외연 확장을 꾀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예컨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주주인 미래에셋과의 연계를 통한 RWA 시장 진출 외에도 이미 두차례나 미국 증시 입성을 이뤄낸 네이버의 노하우를 십분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미 인수를 마무리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적극 활용, 네이버가 키우고 있는 벤처 생태계 내 코인 기반 자본 유동화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앞서 지난 9일  자체개발자 행사인 UDC 2025을 통해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선보이며 웹3 플랫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와체인을 기반으로 사업자들이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기업 및 서비스 운영에 따른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은 해외 프로젝트가 아닌, 자국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페이가 상당한 인프라를 제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규제 이슈로 미국 증시 입성이 쉽지 않았던 두나무 입장에선 네이버 생태계와의 물리적 결합을 통해 미국 증시 입성 가능성을 키우고, 나아가 전통 금융과의 접점을 확대해 미국의 로빈후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