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아이온2...엔씨소프트 MMORPG 새판짜기 돌입
엔씨소프트가 차세대 MMORPG 기대작 '아이온2(AION2)' 출시를 한달여 앞두고, 막바지 개발이 한창이다. 아이온2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게임이 아니라,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기대 신작 '아이온2'를 오는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서 동시 출시한다. 이제 한달 가량 남은 셈.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가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2008년 출시된 '아이온'의 지식재산권(IP)을 계승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PC 기반 MMORPG 중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는 아이온의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개발, 리니지 시리즈를 잇는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힌다. 아이온2는 플레이어들이 천족과 마족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특성을 잘 살린 것이 특징이다. 서버를 나눠 진영 간 전투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게임 속 필드를 원작 대비 36배 규모로 넓혀 자유롭게 비행과 수영 등으로 탐험할 수 있게 설계 중이다.
특히 원작인 아이온은 엔씨소프트가 200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수년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맞서, 국내 토종 MMORPG로서 큰 인기를 누린 대작이다. 2012년 초까지 160주 연속으로 PC방 점유율 1위를 독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후속작인 아이온2를 향한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언리얼엔진5 기반 주요 기술인 나나이트와 루멘 적용으로 게임 빌드의 퀄리티가 강화된 부분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돈을 써야 이기는 이른바 '페이 투 윈'을 상당 부분 극복, 성능형 과금 요소 대신 정가 판매 방식의 외형 아이템을 대거 가져온 점도 아이온2의 특징으로 꼽힌다. 자동 전투 시스템도 과감히 배제했다. 스킬 타이밍과 전술적 선택을 중시한 풀 수동 조작 방식을 도입해 숙련도와 전략성을 강조했다. PvE 콘텐츠도 강화해 200여 개의 던전과 필드 이벤트를 출시와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탐험·수집·공략 등 플레이 다양성 확보가 기대된다. 레벨에 따라 필드 난이도가 조절되는 스케일링 시스템도 적용된다.
무엇보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대형 신작이 많지 않았던 만큼, 업계에선 PC-콘솔을 잇는 새로운 대작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MMORPG 신작들이 속속 흥행 성과를 내고 있어, 엔씨소프트표 게임에 대한 올드 유저들의 향수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아이온2 유튜브 채널에는 어느덧 10만여명이 몰리는 등 대기자 규모가 상당하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단순한 후속작이 아닌,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MMORPG로 강조한다. 전작의 핵심인 천족과 마족 간 대립 구조, 화려한 비행 전투 시스템, 깊이 있는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차세대 MMORPG에 걸맞은 기술적 혁신을 담아낸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엔씨소프트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을 수년간 받아왔다. 다양한 히트작을 발굴했지만, 특정 IP에 과도하게 매출이 집중되면서 게임사 가치가 '단일 IP 흥행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왔다. 이에 새롭게 등장할 아이온2는 이러한 편중 구조를 탈피하고, 포스트 리니지 시대를 여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는 여전히 거대한 수요를 가진 장르다. 이에 투자자 관점에서도 아이온2에 거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증권가에서는 아이온2가 출시 초반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다면, 엔씨소프트의 실적 체력과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월 아이온2의 한국/대만 출시(모바일 & PC)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 실적은 즉각적인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6년에도 매 분기 신작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연간 아이온2의 전체 매출은 5171억원 규모로 추산하며, 현재 공개된 BM상으로 해당 매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레거시 IP 대비 많은 유저 확보가 필요하다"며 "4분기 마케팅 집중, 추가 콘텐츠 공개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