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호실적에도 급락...'AI 랠리' 브레이크 걸리나

2025-11-05     남도영 기자
/사진=팔린티어

올해 들어 약 17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수혜주로 꼽히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이하 팔란티어) 주가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급락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과열된 AI 랠리에 조정 신호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팔란티어 주가는 7.95% 하락한 190.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10%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며, 시간외거래서 3% 하락한 185달러를 기록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주식에 대해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리는 최근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때로는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AI 버블론'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그가 공매도한 두 회사는 지금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들"이라며 "칩과 온톨로지를 공매도하겠다는 발상은 미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팔란티어 주가 추이 /사진=구글

실제 팔란티어가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역대급'에 가깝다. 팔란티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한 1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조정 주당순이익(EPS)는 0.21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조정 영업이익률은 51%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회사가 성장률과 이익률을 합산해 제시하는 '룰 오브 40(Rule of 40)' 지표가 전 분기 대비 20%p 상승한 114%까지 치솟았다.

카프 CEO는 이번 분기를 두고 "어느 소프트웨어 회사든 지금까지 내놓은 실적 가운데 아마도 가장 좋은 결과일 것"이라며 "정상적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가 룰 오브 40이 100%를 넘기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자평했다.

가이던스도 공격적이다. 팔란티어는 4분기 매출 전망을 13억27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1%, 전 분기 대비 13% 늘어난 수치다. 2025년 전체 매출 가이던스는 43억9600만달러에서 44억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이는 전년 대비 53% 성장을 반영한 수치다.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 역시 21억5100만달러에서 21억5500만달러로 상향했다.

하지만 화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7% 이상 하락했다.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피로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시장은 기대감을 주가에 반영해왔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시장 참여자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팔란티어의 현재 시가총액은 '거품' 수준인 120배 주가매출비율(P/S)을 반영하고 있으며, 선행 주가수익비율(Foward P/E) 역시 200배를 넘는다.

RBC캐피탈마켓은 '시장수익률 하회' 등급을 유지하며 "성장이 미국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고 해외 성과는 부진하다"며 "높은 밸류에이션과 지속 가능한 AIP(AI 플랫폼) 수요에 대한 가시성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AI 수요와 향후 성장 궤도에 대한 중대한 검증의 순간"이라며 "주가가 약세를 보인다면 하루 종일 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