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로 날았다...AI 서비스·인프라 확장 박차(종합)

2025-11-05     배수현 기자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 왼쪽)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캐리커쳐=디미닛

검색, 커머스 등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 네이버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으로 성장세를 공고히 했다. AI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강화가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네이버는 관련 서비스 고도화와 AI 인프라 확대 등에 집중해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검색·커머스·핀테크 등 전 영역 '방긋'

5일 네이버는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381억원, 영업이익 57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6%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 올라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7347억원으로 집계됐다. 

/ 사진=네이버 제공

이번 호실적은 서치 플랫폼과 커머스, 핀테크 등 각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1조602억원 ▲커머스 9855억원 ▲핀테크 4331억원 ▲콘텐츠 5093억원 ▲엔터프라이즈 1500억원이다.

서치플랫폼은 애드부스트(ADVoost) 등 AI를 활용한 광고 효율 증대 및 피드 서비스의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3% 올랐다. 전체 네이버 플랫폼 광고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양질의 사용자생성콘텐츠(UGC)가 증가하고, AI 개인화 추천이 강화됨에 따라 홈피드 일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커머스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발견·탐색에 특화된 개인화 경험 고도화, N배송 확대 및 멤버십 혜택 강화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같은 기간 12.3% 올랐다. 핀테크는 전년동기 대비 12.5% 증가했으며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스마트스토어 성장 및 외부 생태계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성장한 22조7000원을 기록했다.

콘텐츠는 웹툰의 성장과 카메라 앱 유료 구독자 수 확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오른 5093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서비스형 GPU(GPUaaS) 신규 매출 발생 및 라인웍스 유료 ID 수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전분기 대비 13.9% 올랐다. 


'온서비스AI' 통했다...AI에이전트 출시 박차

이러한 실적 호조는 AI가 전 사업 영역에 성공적으로 안착된 결과다. 따라서 네이버는 'AI브리핑'을 중심으로 관련 역량을 고도화, AI에이전트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확장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3월 출시된 AI 브리핑은 이용자의 요청에 따른 답변을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양한 답변을 요약해 전달하고, 원본 콘텐츠 출처 또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플레이스 AI 브리핑 예시 / 사진=네이버 제공

그 결과 9월 말 기준 통합검색 쿼리 대비 15%까지 커버리지가 확대됐고 연관 질문 클릭 수는 AI 브리핑 출시 초창기인 4월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맛집 정보 등을 알려주는 플레이스 AI 브리핑의 경우 도입 전에 비해 클릭률(CTR)이 약 2.3배 증가하기도 했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30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인 AI 브리핑은 요약된 정보 소개와 함께 본문 하단에 제시하는 연관 질문의 재검색을 통해 추가적인 심층 탐색 및 콘텐츠의 소비 확산이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있다"며 "이용자들이 새롭고 복잡한 질문을 검색창에 입력해야 하는 수고스러움 없이 더 깊은 탐색이 가능하고 동시에 네이버의 다양한 UGC를 접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맞춤형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더욱 다양한 영역에 AI브리핑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AI에이전트를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최 대표는 "11월부터는 답변의 본문과 관련해 질문 영역의 개인화를 점진적으로 테스트해 나갈 예정이고, 특히 쇼핑 지역 쿼리에 대해서는 맥락에 맞춰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와의 연결 강화 및 수익화 창출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답변의 본문 내 광고와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차별화된 이용자 검색 경험과 함께 AI에이전트 환경에서의 수익 모델도 고민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네이버는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시작으로 검색의 전면적인 생성형 검색 경험을 주는 AI탭, 검색 광고 영역에서 광고주를 포함한 사용자의 성장을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비즈니스 에이전트, 외부 생태계를 연결하는 통합 에이전트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엔비디아' 지원사격, 인프라 확보 박차

이날 네이버는 1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AI인프라를 강화, AI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GPU를 포함한 전체 인프라 투자가 약 1조원 단위로 예상되고 있다"며 "2026년 이후로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해 GPU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엔비디아와 협의했던 6만장에 대한 활용 역시 해당 범주 내에서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만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에서 두번째),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운데) / 사진=네이버 제공

지난달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협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양사는 제조 분야의 AI 전환(AX)과 산업 현장의 AI 기술력 확대를 위해 '피지컬AI'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직속으로 'R-TF(Revolution Task Force)'을 신설, 미래 첨단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TF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이끄는 만큼 미래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성화, 사업 전반으로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마련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피지컬AI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인 약 2017년부터 네이버는 관련 기술을 선행 연구를 해왔다"며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 경쟁력보다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라고 판단해서 '아크'와 '어라이크'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집중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술들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자부를 하고 있고 이미 3~4년 전부터 본사 건물인 1784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로봇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실시간 제어되는 환경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