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웃는게 웃는게 아냐'…3분기 실적 호조 불구 우려 확대(종합)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익 5382억원…SKT 해킹 수혜 지속 해킹 은폐 및 증거 인멸 발각…과기정통부·개보위·경찰 조사 내년 상반기, 위약금 면제 등 영업 차질 불가피
KT가 3분기 웃었다.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 정보 유출과 부동산 수익 덕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하지만 웃음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 KT도 비슷한 해킹을 당했지만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이 조사 중이다. 징계 수위에 따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김영섭 KT 대표는 연임을 포기했다.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도 재발했다.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5년 3분기 매출액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4.0% 감소했지만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7.0% 하락했지만 전년동기대비 16.0% 상승했다.
KT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DC) ▲부동산 등 주요 그룹사 중심의 성장과 강북 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 반영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무선 매출액은 1조8096억원이다. 전기대비 1.6% 전년동기대비 40% 확장했다. KT 무선 가입자는 2832만8000명이다. 전기대비 3.0% 전년동기대비 12.4% 팽창했다. 5세대(5G) 휴대폰 가입자는 1104만8000명이다. 전기대비 1.7% 전년동기대비 7.8% 성장했다.
성장률을 고려하면 2분기 연속 SK텔레콤 해킹 수혜를 입었다. KT는 SK텔레콤 해킹을 마케팅 기회로 삼았다. 이 때문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7월 전체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다. 5G 가입자는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80.7%를 차지했다.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3만5295원이다. 전기대비 0.2% 전년동기대비 2.1% 늘었다.
문제는 KT도 해킹을 당했다는 점. KT는 SK텔레콤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불법 소형 기지국 접속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국가 배후 조직에 의한 KT 인증서 유출 정황(프랙 보고서 관련) ▲외부 업체를 통한 보안 점검 과정에서 발견한 KT 서버 침해사고 3건의 해킹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BPF도어 ▲웹셸 등 악성코드 감염 은폐가 발각됐다. 이 악성코드는 SK텔레콤 해킹에 쓰인 수단이다. 2024년 3월 사실을 알았지만 숨겼다. KT는 43대 서버 감염 및 조치를 자백했다.
과기정통부는 KT를 형사 고발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다. 신고 지연 과태료도 예고했다. 개보위 과징금은 별도다. 전체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 등 SK텔레콤 수준 영업 차질도 생길 전망이다. 현재 조사 속도를 보면 내년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선 매출액은 1조3319억원이다. 전기대비 0.2% 떨어졌지만 전년동기대비 1.5% 올랐다. 인터넷 매출액은 전기대비 0.8% 전년동기대비 2.3% 많은 6367억원이다. 미디어 매출액은 전기대비 1.4% 전년동기대비 3.1% 높은 5344억원이다.
인터넷과 인터넷(IP)TV 가입자는 각각 1013만5000명과 952만명이다. 인터넷 가입자는 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2.1% 초과했다. IPTV 가입자는 전기대비 0.3% 전년동기대비 0.8% 상회했다. 인터넷 가입자 중 기가인터넷 비중은 70.0%에 도달했다. 전기대비 0.3%포인트(p) 우위다.
기업서비스 매출액은 9327억원이다. 전기대비 1.1% 전년동기대비 0.7% 불었다. 기업인터넷 및 데이터 매출액은 329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6% 넘었다. 인공지능(AI) 및 정보기술(IT) 매출액은 294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5.7% 적었다.
KT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기초) 모델 프로젝트'에서 떨어졌다. 지난 7월 독자 AI '믿음 K 2.0'을 선보였다.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한 '소타(SOTA) K’ 메타 AI 기반 '라마 K'를 내놨다. 또 MS와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개소했다. AI 전환(AX) 사업 본부 역할이다.
그룹사 실적은 KT클라우드와 KT에스테이트가 이끌었다.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무게가 덜 실렸던 영역이다. 아이러니다. 3분기 그룹사의 영업이익 기여 액수는 1973억원이다.
KT클라우드와 KT에스테이트 매출액은 각각 2490억원과 1869억원이다. KT클라우드 매출액은 전기대비 12.4% 전년동기대비 20.3% 커졌다. 글로벌 고객사와 공공 AI 클라우드 유치에 성공했다. KT에스테이트 매출액은 전기대비 16.5% 전년동기대비 23.9% 급증했다. 호텔 사업과 신규 분양 프로젝트 결과다. 핵심 사업이 아니라며 매각을 추진했던 분야다.
케이뱅크 3분기 고객 수는 1497만명이다. 전년동기대비 300만명 더 끌어왔다.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17조9000억원이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8.5%와 10.3% 증액했다.
KT는 3분기 6698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했다. 전기대비 2.1% 전년동기대비 7.4% 더 썼다. 시설투자(캐펙스)는 6000억원을 집행했다. KT는 4840억원 그룹사는 1150억원을 사용했다.
KT는 해킹 사고 대책으로 유심 교체를 제시했다. 지난 5일 전체 고객 대상 유심 교체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연임하지 않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만 일하기로 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내 최종 1인 대표 후보를 선발할 계획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고객 보호 조치를 신속히 이행하는 동시에 정보보호 체계와 네트워크 관리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통신 본업과 AX 사업의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