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5] 아이온-호라이즌부터 팰월드-7대죄까지...지스타 신작 IP 확장 전략 '눈길'

2025-11-15     이수호 기자
사진=남도영 기자

 

올해 지스타는 주요 신작 및 출품작 상당수가 게임 지식재산권(IP) 확장에 방점이 찍혔다. 신작 하나에 의존하는 구조보다 IP 포트폴리오를 확장, 유지하는 것이 지속적 수익화·브랜드 확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역군으로 떠오른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IP 확장과 글로벌 진출을 결합, 이제 별개가 아닌 하나의 동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꿰찬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며, 최근 위축된 대형 게임사의 존재감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지스타 B2C관에 단독 300부스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가장 중요한 작품은 단연코 아이온2다.

원작인 아이온은 엔씨소프트가 200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수년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맞서, 국내 토종 MMORPG로서 큰 인기를 누린 대작이다. 2012년 초까지 160주 연속으로 PC방 점유율 1위를 독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후속작인 아이온2를 향한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이온2는 단순한 아이온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닌, 언리얼 엔진5 기반으로 새롭게 구현된 차세대 MMORPG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아이온2는 전작의 상징이었던 비행 전투와 대규모 필드 전투를 최신 엔진 기술로 재해석했다. 끊김 없는 오픈월드, 물리엔진 기반 전투 모션, 실시간 공중전 시스템이 구현되며 모바일과 PC의 경계를 허문 완성형 MMORPG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사진=크래프톤

 

특히 엔씨소프트는 한국·대만을 시작으로 2026년 북미와 유럽 시장까지 아이온2의 단계적 론칭을 계획하며, 단일 국가를 넘어 글로벌 IP 확장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단순 흥행을 넘어,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확장하고, IP 기반 장기 수익 구조를 마련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오프닝 세션을 통해 소니 호라이즌 IP를 기반으로 한 '소니 스틸 프론티어스'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성구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총괄 프로듀서는 "2017년에 호라이즌 제로던을 접하고, 이 세계를 여러 사람과 모험하고 즐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호라이즌 IP를 기반으로,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와 더불어 IP 확장에 총력전을 띄운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올해 지스타에 112부스, 145대 규모의 시연대를 준비했고 나 혼자만 레벨업 IP의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카르마'와 일곱개의 대죄 IP를 활용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몬스터길들이기 IP의 후속작안 '몬길:스타 다이브' 등을 공개했다. 사실상 출품작 대부분이 기존 IP를 활용한 후속작으로 볼 수 있는 것. 

특히 이 중에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은 그동안 넷마블이 추구해 온 지식재산(IP) 밸류체인·멀티플랫폼의 정수로 꼽힌다. 원작인 인기 애니메이션인 '일곱 개의 대죄'의 카툰 디자인과 서사를 게임화하고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덧붙여 게임의 세계관을 완성했다. 모바일·PC·콘솔 등 모든 플랫폼에서 출시되는 넷마블 최초의 게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내년 1월 28일 글로벌 동시 출시되며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 5, PC는 스팀에서 플레이 가능하다.

사진=남도영 기자

 

크래프톤 또한 자사의 인기 IP 배틀그라운드 콘텐츠 행사와 별개로 일본 포켓페어의 글로벌 히트작을 기반으로 한 신작 '팰월드 모바일'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150종 이상의 생명체 팰(Pal)을 수집하고, 전투·건축·농업·생산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으로, 펍지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조작 체계와 스킬 전투를 재설계했으며, 원작의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그대로 구현했다.

전통의 게임 IP 라그나로크 보유사, 그라비티 또한 70부스 규모로 참여해 총 18종의 타이틀을 공개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 등을 비롯, 대부분 라그나로크 IP 기반의 후속작들이다. 더불어 데브시스터즈 또한 히트작 쿠키런 IP를 활용한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구글플레이 전시 부스를 통해 출품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신규 개발 중인 게임 모드 1종과 쿠키 캐릭터 2종 등 새로운 콘텐츠 일부를 PC 버전으로 처음 선보였다. 

이처럼 올해 지스타 2025는 단순한 신작 발표가 아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IP 확장 전략이 돋보이는 행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은 기존 히트 IP를 중심으로 플랫폼과 장르, 그리고 글로벌 시장까지 연결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IP 기반 성장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코웨이 이사회 의장이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사진=넷마블

 

이같은 IP 확장은 기존 팬층 활용을 통한 리스크 최소화, 수익 다변화, 기술 실험, 글로벌 진출, 팬 경험과 브랜드 충성도 강화 등 다층적 의미를 지닌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데브시스터즈의 사례처럼, IP 확장은 단순 반복이 아닌 장기적 산업 경쟁력 확보와 브랜드 재정립의 핵심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예컨대 이미 인지도 있는 IP를 세계시장에 내놓으면 신규 IP보다 초기 진입장벽이 낮는데다, 하나의 IP를 모바일→PC/콘솔, 국내→해외, 캐주얼→하드코어 장르로 확대함으로써 수익 구조가 확장될 수 있다. 아이온으로 기존 팬층을 자극하고, 신규 글로벌 유저 확보까지 나선 엔씨소프트가 대표적 사례다. 또 쿠키런을 통해 기존 아케이드 게임 유저 뿐 아니라 Z세대 문화 전반에 영향을 기치고 있는 데브시스터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최근 한국산 IP에 대한 콘텐츠 시장 전반의 관심이 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IP 확장 가능성이 큰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히트 IP를 기반으로 플랫폼과 장르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연결하는 전략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라며 "IP 기반 게임 산업의 성장 방향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로 자리 잡았고, 팬과 투자자, 업계 모두에게 이번 행사는 단순 게임 발표 이상의 의미를 던져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