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가상자산 비중 축소...AI·스테이블코인 중심 투자로 재편

2025-11-17     서미희 기자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 / 사진=위키피디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3분기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국 증권거래소(SEC) 공시 데이터 분석 플랫폼 웨일위즈덤에 따르면,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코인베이스 보유 비중을 전 분기 대비 약 9% 줄였다. 코인베이스는 전체 포트폴리오 내 2위 종목으로 비중은 4.81%에 달한다. 로빈후드 역시 지난 2021~2022년 매수 이후 두 분기 연속 조정을 거쳤으며, 이번 분기에는 약 35%를 추가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약 3억9600만달러로 나타났다. 로블록스와 팔란티어도 각각 수억 달러 규모로 비중이 축소됐다.

반면 테슬라에 대한 비중은 확대됐다.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최대 보유 종목인 테슬라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9.50%를 차지하며, 이번 분기 289~451달러 구간에서 약 17%를 추가 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2억2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AMD 역시 비중을 늘려 2.94%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매수가 이번 분기에도 지속됐다.

가상자산 중에서는 최근 상장한 서클 인터넷그룹과 이더리움 보유 전략기업인 비트마인이 눈에 띈다. 서클은 상장 첫날 배정 물량과 시장 매수분을 합쳐 약 450만 주를 확보했으며, 최대 299달러까지 오르자 40% 차익을 실현했다. 비트마인은 이번 분기 신규 편입 종목으로, 30~161달러 구간에서 3억8800만 달러어치를 매수하며 포트폴리오 비중 2.31%를 차지했다.

최근 캐시 우드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기존 150만달러에서 20% 낮춰 120만달러로 조정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신흥시장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비트코인이 맡을 역할의 일부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은 자산 성격이 다르며, 비트코인이 금과 유사한 글로벌 가치 저장 수단이라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토큰화 현금이라는 입장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화 대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는 튀르키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현지인들이 달러 확보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 수준인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은 규제 도입과 함께 향후 미국 광의통화(M2) 및 외환 거래 규모 대비 1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캐시 우드의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와 스테이블코인 부상의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신흥시장 결제 환경 변화가 맞물려 있으며,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