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어 AI로'...스타트업, 정부 지원 기대감 속 신성장동력 확보 박차

2025-11-18     배수현 기자
'스타트업트렌드리포트 2025'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간 여러 위기 속에서 대응 능력을 키우며 성장 기회를 기다리던 업계에 '인공지능(AI)'이란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의지 역시 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서울 마포구에서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 2025'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와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스타트업, 성장 기대감 '쑥'

이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오픈서베이와 함께 진행한 스타트업 생태계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 인식 및 업계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자와 재직자, 대기업 재직자, 취업준비생 각 200명, 총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선 긍정적 기운이 맴돌았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적인 분위기를 54.5점으로 평가했다.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도 2023년 9%, 2024년 10%, 2025년에는 16%로 증가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은 줄었다.

현시내 오픈서베이 데이터 비즈니스 그룹장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주요 요인으로는 ▲정부 및 공공 부문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 ▲창업지원기관, 액셀러레이터 등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지원 사업 증가 ▲스타트업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인식 확산 ▲신규 비즈니스 시장 진입 환경의 개선 ▲역량 있는 우수 인재 유입 확산 ▲불필요한 규제 및 제도의 개선 ▲벤처캐피탈의 적극적인 투자 및 지원 등이었다. 

특히 창업자의 64.5%는 새 정부 정책 방향성에 대해 생태계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정부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역할 수행 점수도 60.6점으로 전년 대비 올랐다. 

현시내 오픈서베이 데이터 비즈니스 그룹장은 "올해 스타트업 창업자 조사 결과는 새 정부의 스타트업 관련 정책 지원 강화에 매우 큰 기대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 정부에 대해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혁신 분야 집중 지원,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핵심 요인인 투자 활성화, 자금 유치 등이 상대적으로 더 원활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결과"라고 말했다. 

심재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정책과장은 "현 장관이 커리어상 창업 벤처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은 편이라 새 국정과제에도 해당 논의가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창업벤처에서 가장 큰 화두는 AI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역경 이겨낸 스타트업, AI라는 기회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벤처 투자가 크게 위축돼 어려웠던 시기를 거치며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회고했다. 역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체질 개선에 나선 스타트업들은 'AI'를 새로운 기회로 제시했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창업자는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는 입장인데 AI로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났다"며 "이제는 AI 회사라고 말하는 자체가 진부할 정도로 AI를 당연하게 활용하고 있고, 더 나아가 글로벌로도 진출하게 되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인 힐링페이퍼는 코로나 이후 미용 업계의 부흥으로 전화위복을 맞았지만, 동시에 위기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황조은 힐링페이퍼 이사는 "위기는 우리만 맞는게 아니지만, 이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우리만의 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기"라며 "코로나가 지난 이후 미용의료 시장이 글로벌로 확대됐지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도태된다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매순간 닥치는 불확실성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이사는 "투자가 침체됐던 시기 구성원분들이 많은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뭉쳐서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더 투명하게 공유하고 비용 등을 절감한 결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인혜 알토스벤처스 팀장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여러 변화를 겪은 이후 스타트업 인재풀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신규 채용을 통한 주니어 영입 뿐만 아니라 시니어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인혜 알토스벤처스 팀장은 "주니어 채용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뷰티 같은 특정 영역에서만 채용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개발이나 프로덕트 오너(PO) 등에서는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서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알토스벤처스도 대표님들을 재교육하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고, 내부에서도 관련 케이스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