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 서구권에서 통한다' 확 달라진 엔씨소프트, 체질개선 효과 수면 위로 

2025-11-19     이수호 기자
사진=남도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19일 자정을 기점으로 한국과 대만에 출시한 아이온2는 돈을 써야 이기는 이른바 '페이 투 윈'을 상당 부분 극복, 성능형 과금 요소 대신 정가 판매 방식의 외형 아이템을 대거 가져온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인당 수익성을 낮추돼 대중성을 가미해 MMORPG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선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순한 모델'로의 과금 전략에 대해 리니지식 BM과의 결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출시된 아이온2는 전통적인 MMORPG 구조를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성을 갖춘 게임이다. 자동 사냥이나 방치형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고, 직접 조작과 전투가 핵심이다. 서구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콘솔-PC 게임 스타일을 고스란히 이식한 것. 이날 한국과 대만 출시에 이어 엔씨소프트는 추후 서구 시장에도 아이온2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출시 첫날부터 국내 PC 온라인 게임 수요가 대거 몰린 탓에 실제 아이온2 서버는 극도의 혼잡을 겪고 있다. 출시 11시간이 되도록 대기열 탓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이들이 상당하다. 대기 규모만 따지면 이미 초반 흥행에 성공한 셈. 

특히 아이온2 특유의 게임성 덕에 국내는 물론 북미·유럽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산 MMORPG 중 해외에서 성공한 검은사막, 로스트아크의 성과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엔씨소프트

 

아이온2는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자동사냥을 과감히 뺀 핵심 설계, 과금 모델의 완화, 그리고 플레이 경험 중심의 방향성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결정적 변화로 평가된다. 그간 양산형 MMORPG에 지친 소비자들은 "오토 기반의 모바일 게임은 플레이어스킬이 중요하지 않다"며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아이온2는 이를 고려해 콘텐츠 대부분을 직접 조작·직접 전투·전략적 이동으로 설계했다.

특히 공중전·고도와 지형을 활용한 전투 시스템은 모바일 MMO에서 보기 어려웠던 완성도라는 평가가 나오며, 게임플레이 영상은 공개 직후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조작감·몰입감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사냥을 빼는 것은 리스크가 큰 선택이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생각하면 가장 정확한 결단"이라며 "아이온2는 이용자 개입과 조작감을 중심에 둔 서구형 MMO 성향에 맞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과금 모델 역시 큰 변화를 보여준다. 전투력 격차를 벌리는 페이 투 윈 요소를 최소화하고, 장비·성장 구조를 과금보다 플레이 시간과 실력으로 채워넣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아이온2 개발 초기부터 적용된 이 전략은 '경험 중심 설계→과금 부차화'라는 엔씨소프트의 체질개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마침내 리니지 기반 수익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첫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과금 구조가 게임의 장기 흥행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BM 변화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재도약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동시에 엔씨소프트의 체질개선 작업도 막바지에 도달한 모습이다. 그간 엔씨소프트는 개발 구조 효율화, 글로벌 표준 중심의 시스템 재정비, 자동전투·강한 BM 중심 구조 탈피, 차세대 기술 기반의 전투 구현 등에 매진해왔다. 당장 아이온2 외에도 신더시티와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의 글로벌향 대작급 신작이 대기 중이다.

게임업계는 아이온2가 국내 뿐 아니라 서구권에서 실제 성과를 낼 경우, 엔씨소프트의 향후 모든 신작 개발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아이온2는 단순 신작 이상의 의미를 넘어 엔씨소프트의 체질개선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증명하는 시험대라는 것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온2는 과금보다 실력이 영향을 주는 구조는 북미·유럽 이용자의 핵심 선호 요소"라며 "원작 아이온은 서구권에서 일정 팬층이 존재하고, 공중전 중심의 대규모 필드 플레이는 PC MMORPG 전성기를 경험한 서구권 게이머들에게도 강한 관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