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다] 저 AI 잘 해요...'M5 아이패드 프로'의 새로운 매력

2025-11-23     남도영 기자
애플 M5 아이패드 프로 /사진=테크M

아이패드는 최고입니다. 손에 들고 스크롤 몇 번만 해봐도 알 수 있죠. 얇은 두께, 선명한 디스플레이, 빠릿한 반응 속도, 풍부한 확장성까지, 비싼 것만 제외하면 가장 완벽한 태블릿입니다.

더 좋아질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아이패드 프로가 올해도 새로 나왔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작년에 나온 제품과 100% 똑같습니다. 성능이 조금 좋아진 거 같은데, 하나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바로 'AI' 입니다.


변화의 핵심, AI

올해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은 최초로 급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60W 이상 규격의 어댑터 사용 시 35분에 최대 50% 충전이 가능합니다. 또 256GB·512GB 모델 램 용량이 8GB에서 12GB으로 늘었고, 메모리 대역폭도 120GB/s에서 153GB/s로 개선됐습니다. 새로운 'N1' 무선칩이 탑재돼 '와이파이7' 지원이 가능해졌고, 셀룰러 모델의 경우 'C1X' 5G 모뎀을 탑재해 네트워크 연결 성능도 최대 50% 향상됐다고 합니다.

솔직히 여기까진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굳이 신제품을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M4 아이패드 프로(왼쪽)과 M5 아이패드 프로 CPU 벤치마크 결과/사진=테크M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올해 아이패드 프로는 'M5' 칩을 달았습니다. 이게 가장 큰 변화죠. 스펙상 M5는 M4와 비교해 CPU 성능이 약 10% 향상됐습니다. 생각보다 크게 좋아진 거 같진 않네요. GPU는 약 40% 향상됐습니다. 여기서부턴 꽤 차이가 납니다.

AI 처리 속도는 무려 4배 늘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비결은 M5 칩 GPU 코어 하나하나에 '뉴럴 가속기'(Neural Accelerators)를 추가해 AI 작업 처리 속도를 높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미지를 AI로 생성하라는 명령이 들어오면 GPU 안에서 '이건 뉴럴 가속기로 처리하자'고 판단해서 전담팀에 작업을 맡기는 식입니다. 당연히 AI 작업 처리 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성능, 필요할까?

M5 아이패드 프로가 필요한지는 AI를 얼마나 쓸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먼저 애플이 제공하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있습니다. 여러 이모티콘을 조합해 새로운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와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기능은 활용 가능합니다.

이런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내부의 AI 처리 성능을 활용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인터넷 상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보안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온디바이스 AI 성능이 높으면 이런 상황에서도 AI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애플 M5 아이패드 프로 /사진=테크M

실제 애플과 협업해 애플리케이션에서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최적화한 사례들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문적인 색보정과 영상 편집에 활용하는 '다빈치 리졸브'의 경우 아이패드의 뉴럴 가속기를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렸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에서 피사체를 클릭하면 곧바로 배경과 분리해 따로 색보정을 할 수 있는 매직 마스크 기능에 AI 가속기를 적용해 고해상도 영상에서도 끊김이나 버벅임 없이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에선 파이널컷 프로나 로직 프로, 프로 크리에이트 등 영상과 이미지를 편집하는 많은 전문 툴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신 애플실리콘을 탑재해 PC나 노트북과 못지 않은 성능을 갖춘 동시에 높은 휴대성과 터치 디스플레이로 신속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AI 성능이 더해져 인터넷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작업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AI 작업 선제 대응 나선다면

M5 아이패드 프로의 AI 성능이 어느정도 좋아졌는지 M4 아이대프 프로와 직접 비교를 해봤습니다.

M5 아이패드 프로의 '긱벤치6' CPU 벤치마크에선 전세대 대비 싱글코어는 약 12%, 멀티코어에선 약 25% 정도 성능 향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PU의 경우 34%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왼쪽)과 M5 아이패드 프로 GPU 벤치마크 결과/사진=테크M

'긱벤치 AI' 벤치마크로 뉴럴엔진(NPU) 성능도 비교해봤습니다. 항목별로 약 8~15% 성능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왼쪽)과 M5 아이패드 프로 뉴럴엔진 벤치마크 결과/사진=테크M

진짜 AI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오픈소스 AI 모델을 다운로드 받아 오프라인에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Draw Things' 앱을 테스트해봤습니다. 동일 프롬프트와 모델 조건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본 결과,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10분이상 걸리는 작업이 M5 아이패드 프로에선 5분 이내에 처리됐습니다. M5의 AI 가속 성능을 가장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테스트였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왼쪽)과 M5 아이패드 프로에서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테크M

사실 CPU나 GPU 성능은 상향평준화가 많이 됐기 때문에 실제 체감적인 차이를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I 성능은 확실히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앞으로 AI 생성을 많이 활용하게 된다면 이런 차이가 체감적으로 더 많이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가성비 측면에선 중고 M4 아이패드 프로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다만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 작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교체 주기가 긴 편이라 영상이나 이미지 작업 비중이 높다면 구매 시 선제적으로 M5 칩을 탑재한 신제품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