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 비축 기업, 현물 ETF 넘어서…비트마인 등 DAT 기업 존재감 '견고'

2025-11-24     서미희 기자
이더리움 / 사진=픽사베이

이더리움의 가격 하락 흐름에도 비트마인이 이더리움 매입 속도를 높이며 전략적 보유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더리움(ETH) 매집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의 보유량이 현물 ETF를 넘어섰다. 24일(현지시간) 스트래티직 ETH 리저브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매집 기업 68곳은 총 629만 이더리움(약 177억7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물 이더리움 ETF가 보유한 623만 이더리움(175억7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더리움 보유량 1위 기업은 비트코인 채굴사 비트마인(BMNR)으로 집계됐다. 2위는 샤프링크게이밍(SBET), 3위는 이더머신이 뒤를 이었다. 비트마인은 최근 6만3123 이더리움을 추가 매수하며 총 보유량을 362만3002 이더리움으로 늘렸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주요 가상자산 가격 하락 속에서 저점 매수 전략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회사는 이를 '전략적 이더리움 비축' 정책의 일환으로 규정했다. 이더리움은 최근 한 달간 약 29% 하락했으며, 톰 리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러지스 회장은 이 배경으로 10월 10일 발생한 200억달러 규모 레버리지 청산 충격을 지목했다. 같은 기간 블랙록은 4만3237 이더리움을 매도해 360만4966 이더리움으로 보유량이 감소했다. 

이처럼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의 시장 내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매집 기업들은 주가 하락에도 장기적 이더리움 보유를 확대하며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비트마인은 현물 ETF와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추월하며 대표적인 DAT 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 21일 비트코인이 8만2000달러 아래로 하락한 시점에서는 한 시간 동안 약 9억710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스트래티지는 여전히 74억8000만달러 상당의 미실현 이익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 수준이 유지될 경우 71년치 배당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 시장 마이어리어드는 연말까지 스트래티지의 보유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을 6%로 평가했다.

DAT 전략을 채택한 이더리움 매집 기업의 확대는 단기적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 안정성과 기관 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물 ETF를 넘어선 기업 매집은 시장 내 수급 구조 변화와 장기 투자 성향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손실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관련 주식에 대한 공매도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24일 CNBC 인터뷰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유동성이 충분한 가상자산 파생상품 대신 스트래티지 주식을 공매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는 약 65만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리 회장은 "가상자산 업계가 매수 포지션을 보호하려는 모든 헤지 압력을 스트래티지가 흡수하고 있다"며 "최근 한 달간 43%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 역시 이러한 매도 압력"이라고 분석했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