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대신 정공법 택한 'LG 벨벳'... 'MC사업부' 구원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 '50만원대' 5G 중저가폰으로 맞불 SK텔레콤, '30만원대' 5G 전용폰 들여온다?
LG전자 MC사업부가 총력을 집중해 만든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이 출고가격 공개를 끝으로 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애플과 삼성이 촉발한 스마트폰 중저가 경쟁 흐름에 합류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했다.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보인다. 삼성전자가 오는 7일 '50만원대' 중저가 5G 스마트폰 '갤럭시 A51 5G'를 공식 출시해 견제에 나선다. 여기에 SK텔레콤이 5G 가입자 확대를 위해 '역대급 가성비'의 5G 전용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중이다.
'아이폰SE + 에어팟 프로'보다 비싼 가격
LG 벨벳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 세로 방향으로 배열된 후면 카메라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고, 후면 글라스 좌우를 완만하게 휘어서 최적의 그립감을 만들어냈다. 6.8인치 대화면을 사용하면서도 7.8mm의 얇은 두께를 유지해 한 손에 착 감기는 디자인을 뽑아낸 것도 호평을 받고 있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LG 벨벳의 출고가는 89만9800원, 오늘(6일) 공식 출시한 아이폰SE 2세대 64GB 모델에 비해 34만원가량 더 비싸다. 최신 아이폰에 에어팟 프로까지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높은 출고가격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LG전자는 지난 5일 국내 이동통신사와 출고가의 최대 50%를 할인하는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LG 벨벳을 24개월 사용한 후, 제품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출고가의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여기에는 LG전자의 프리미엄 단말기 재구매 조건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LG 벨벳은 광학식 손떨림방지기능(OIS)을 전자식(EIS)으로 대체했고, 3.5mm 이어폰 단자를 살리면서도 정작 LG전자 스마트폰의 장점으로 여겨졌던 쿼드덱(DAC)을 빼버리기도 했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비판받는 부분이다. 이에 관해 LG전자는 저조도 환경에서 4개의 화소를 하나로 묶어 촬영하는 쿼드비닝 기술과 유무선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에 따라 고객에게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통해 보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은 더 좋은 카메라 쓰고 '50만원대'
LG 벨벳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중저가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A51 5G'을 오는 7일 공식 출시한다. 가격 경쟁력과 카메라 성능에 있어 'LG 벨벳'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갤럭시 A51 5G는 후면 쿼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4800 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자연스러운 아웃 포커싱 효과를 연출하는 심도 카메라를 탑재했다. 전면 카메라의 경우 'LG 벨벳'보다 높은 3200만 화소로 밝고 선명한 고화질의 셀피 촬영도 가능하다. 여기에 슈퍼 스테디를 지원해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두뇌 역할을 하는 AP의 경우 삼성 '엑시노스 980' 옥타코어다. 'LG 벨벳'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를 탑재했다. 둘 다 최고 사양 AP는 아니지만 5G 통합칩으로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갤럭시 A51 5G 가격은 57만2000원으로 LG 벨벳에 비해 32만원가량 저렴하다.
SK텔레콤 '역대급 가성비' 5G폰 출시?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5G 가입자 확대를 위해 '역대급 가성비'의 전용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유력 모델로 거론되는 것이 중국 오포(OPPO)의 서브 브랜드 리얼미가 지난달 공개한 'x50m'이다. 리얼미 x50m은 LG 벨벳에 들어간 스냅드래곤 765보다 성능이 뛰어난 스냅드래곤 765G를 탑재하고도 가격이 램 6GB, 저장용량 128GB 모델 기준 19959위안, 한화로 약 35만원에 불과하다. 가성비로만 따지자면 'LG 벨벳'은 물론 국내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을 압도한다.
| LG전자 'LG 벨벳' | 삼성 '갤럭시 A51' | 리얼미 'x50m' | |
| AP | 스냅드래곤 765 | 엑시노스 980 | 스냅드래곤 765G |
| 디스플레이 | 6.8인치 FHD+ OLED | 6.5인치 슈퍼 아몰레드 | 6.57인치 FHD(120hz 지원) |
| 카메라 | 후면 4800만 표준 등 쿼드렌즈 전면 1600만 |
후면 4800만 표준 등 쿼드렌즈 전면 3200만 |
후면 4800만 표준 등 쿼드렌즈 |
| 배터리 | 4300mAh | 4500mAh | 4200mAh |
| 무게 | 180g | 187g | 194g |
| 가격 | 89만8900원 | 57만2000원 | 1999위안(35만원) |
이와 관련, 복수의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전용폰 출시는 가능성이 낮은 일"이라고 일축하는 중이다. SK텔레콤 전용폰 출시 이벤트가 이미 5년도 지난 일인 데다 현재 삼성전자와 단독 모델인 '갤럭시 퀀텀(A71 5G)'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전용폰의 경우 시장 수요가 크지 않고 자칫 국내 스마트폰 회사와의 관계만 껄끄러워질 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의 통신사 전용폰 출시는 가능성은 낮지만 성사된다면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5G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경쟁으로 흘러가는 것은 LG 벨벳에게는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