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국 정부, 경제적 부담에도 '탈(脫)화웨이' 공식 선언한 이유는?
영국 정부는 현지시각 14일, 영국 내 5G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에 있어 모든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5G 이동통신망 구축과 관련해, 비핵심 부문에서 점유율 35%를 넘지 않는다는 제한적인 조건으로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14일 열린 보리스 존슨 총리 주재 국가안보회의에서 전면 퇴출로 노선을 바꾼 것입니다.
영국은 내년부터 화웨이 5G 장비 구입을 중단하고, 이미 구축된 화웨이 장비는 2027년까지 전면적으로 걷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유선 광대역 인터넷 망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2년 안에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화웨이는 이 결정에 대해 실망스러운 결정이며, 영국의 모든 모바일 사용자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10조원 이상의 경제 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측됩니다.
앞서 영국 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영국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금지할 경우 최소 45억파운드(약 6조8000억원)에서 68억파운드(약 10조3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미 수십년간 영국 통신사는 화웨이 장비를 채택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이 사용하는 장비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2, 보다폰은 3분의1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웨이를 제거하면 영국 통신사는 비용부담에 직면하게 되고, 이는 5G 출시 지연으로 이어져 5G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5G뿐만 아니라 영국 전체 통신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걷어내기로 한 이유는 정치적인 문제 때문이라 해석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주축으로 미국 정부는 강력한 화웨이 제재를 진행하고 있고, 영국과 같은 동맹국들에 이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당국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했습니다. 특히 홍콩 지역은 과거 영국이 관할했던 지역이기에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홍콩 주민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확대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중국 IT굴기'의 선두 기업으로 대표되는 화웨이 때리기에 동참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걷어낼 경우 에릭슨, 노키아, 일본 NEC와 삼성전자 등 새로운 기업이 영국 5G시장에 뛰어들게 될 전망입니다. 영국의 이번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