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조원 눈앞' 거품논란에 실적으로 답한 빅히트…IPO '순항'(종합)

2020-08-13     이수호 기자
사진 = 빅히트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속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며 '엔터 대장주'의 입지를 굳혔다. 증권가에서 일던 벨류에이션 '거품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보여 이르면 오는 9월 중 이뤄질 IPO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위기? 언택트 기술로 '온라인 아미' 잡았다 


빅히트는 올 상반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 빅히트는 매출액 5892억원, 영업이익 98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최고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일정 및 해외 팬미팅이 전면 보류된 상황 임에도 빅히트는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빅히트는 코로나19의 위기를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로 극복했다. 지난 6월 열린 언택트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방방콘)'를 통해 티켓과 공식 상품 구매, 응원봉 연동까지 이뤄내며 약 300억원(업계추정)에 가까운 매출을 거둬들였다. 업계에서는 방방콘 티켓 자체 매출만 약 220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인 비엔엑스의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확보된 매출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버스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커뮤니티 서비스로 현재 100여국에서 가입자 900만명을 기록한 세계 최대의 팬덤 플랫폼 중 하나다. 빅히트는 이곳에서 온라인을 통해 굿즈 등 아티스트의 다양한 상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이번 방방콘에 대한 팬덤의 높은 기대감 덕분에, 위버스샵에선 공연이 열리기 전에 이미 방방콘 관련 상품 60만여개를 판매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세계 107개 지역에서 동시 접속자 75만6000명이 몰리며 코로나19 시대에도 한류 콘텐츠는 통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빅히트는 오는 10월에도 BTS를 앞세운 공연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해 방방콘의 성과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사진 = 빅히트

 


빅히트는 'BTS 원팀' 아닌 종합 레이블…매출 다각화 '주목'


빅히트는 단순 공연 및 공식 상품 외에도 캐릭터 '타이니탄'과 일러스트북 '그래픽 리릭스' 등을 통해 IP 상품을 다각화했다. 올 상반기 빅히트의 IP 판매 상품은 458종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도 한국어 학습 교재와 넷마블과 함께 개발 중인 BTS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 문학 도서 '화양연화 더노트2'  등을 통해 IP 관련 매출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BTS 뿐만 아니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 등이 부지런히 활동한 덕분에 가온 앨범 차트 100위 내 앨범 판매량 중 40%가 빅히트 레이블 아티스트의 몫이 됐다. 올 4분기 BTS의 컴백 뿐만 아니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복귀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빅히트는 한류스타 세븐틴과 뉴이스트의 소속사로 알려진 플레디스를 인수,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과 음악게임 전문회사 수퍼브를 인수하며 'BTS 원팀'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하반기 IPO 최대어 원픽은 '빅히트'…예상 시총은 3조~6조원?


빅히트가 올 상반기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이르면 9월 중으로 예고된 빅히트 IPO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빅히트는 이미 지난 7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바 있다. 

투자업계에선 빅히트의 예상 시총을 최소 3조원에서 6조원까지 폭넓게 보고 있다. BTS 일변의 사업구조라는 지적을 피하고자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인수합병(M&A) 전략이 올 상반기 성과로 이어진데다, 빅히트 대비 규모가 작은 엔터 '빅3'의 합산시총이 여전히 3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빅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87억원으로 엔터 빅3로 꼽히는 SM엔터(시총 8400억원)-YG엔터(시총 8800억원)-JYP엔터(시총 1조3000억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넘어선다.  3사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다해도, 거품이라고 보긴 어려운 이유다.  

특히 넥슨의 일본 상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빅히트 HQ CEO가 글로벌 투자업계와 인맥이 두터운 점도 빅히트 IPO의 강점으로 꼽힌다. 박 대표는 지난 2011년 12월 넥슨 일본 도쿄 증시 상장을 주도한 인물로, 넥슨 일본법인의 경영기획실장, 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한 일본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빅히트 전체 매출의 4분의 1이 일본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후 일본 투자시장에서의 투자유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