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사 귀환한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에 얽힌 '특허 경쟁'
지난 5월30일 우주로 발사되었던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이 지난 3일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크루 드래곤은 대기권에 진입한 뒤 4개의 낙하산을 펼치며 미국 플로리다 주 멕시코만 바다에 착수했습니다.
크루 드래곤의 발사와 귀환 과정에서 중요했던 포인트는 바로 '발사체 회수'와 '해상 착륙'입니다. 로켓 재사용은 우주 개발 비용 절약에 핵심적인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런 머스크는 우주과학 관련 포럼에서 "로켓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한번 쏴올리는데 5만달러 밖에 안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로켓 회수를 위해 해상 착륙은 필수 요소입니다. 육지 발사대로 귀환하기 위해서는 출발한 좌표를 찾아 복귀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비되는 연료의 양이 바다로 착륙하는 것에 비해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해상 착륙 기술에 대한 특허를 미리 냈던 기업이 있습니다.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가 2000년 설립한 우주개발기업 '블루 오리진'입니다. 블루 오리진은 2014년 3월 우주발사체의 바다착륙에 대한 기술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블루 오리진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자료에는 육지에서 발사된 발사체가 해상위의 플랫폼에 착륙하는 과정이 자세히 설명돼 있는데, 이는 스페이스X의 이번 귀환 과정과 굉장히 흡사한 모습입니다.
베조스는 이를 근거로 스페이스X의 발사체 회수 프로젝트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블루 오리진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스페이스X는 특허권 무효를 위한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해상 착륙 특허 콘셉트는 블루 오리진 고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1959년 개봉된 러시아 영화 'Der Himmel ruft'를 근거로 들면서, 해상 착륙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다뤄진 것이기 때문에 제프 베조스 고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오랜 소송 끝에 블루 오리진의 특허 15건 중 13건을 철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최근 발사된 크루 드래곤을 비롯해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프로젝트는 특허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런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모두 화성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라이벌 관계로 경쟁하는 두 기업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