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주가 10배 오른 테슬라…액면분할 다음날 '유상증자' 꺼냈다

2020-09-01     이수호 기자
사진 = 테슬라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악재 속에도 1년새 주가를 10배 이상 끌어올린 가운데, 액면분할과 동시에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주목된다. 급격하게 오른 주가를 활용해 실제 사업 확장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일 로이터통신과 CNBC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50억달러(약 5조9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11일 5대1의 액면분할을 발표하고,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액면분할가 기준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로인해 주당 2200달러를 넘어서던 주가는 주당 400만원대로 줄며 매수 부담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실제 액면분할 후 첫 거래가는 498달러로 전일대비 무려 12.6% 급등한 상태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액면분할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투자금을 확보, 사업 확장에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당장 테슬라는 오는 22일 기술 및 투자 설명회인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있다. 이번 배터리 데이에선 테슬라가 한번 충전에 160만km를 갈 수 있는 이른바 '100만 마일'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배터리가 현실화된다면 전기차의 배터리 수명은 현재보다 5~10배 늘어나게 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37만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50만대, 내년은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건 상태다. 신규 라인을 증설하고 배터리 생산량을 늘려야하는 만큼,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확장의 초석을 다질 공산이 크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2월에도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기업가치와 주가의 괴리는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약 170만주로 테슬라 전체 지분의 약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