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싸게 싸게 팔아볼랑께'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상반기
#가격 부담 낮춰 하반기 판매량 끌어올리기
#소비자 '5G 거부감' 해소가 과제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속속 '저가 전략'에 합세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23만5000~42만원 수준에서 요금제별로 6만원씩 늘어난 29만5000~48만원 수준으로 상향했다.
소비자는 가입시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선택하면 출고가 124만8500원의 갤럭시S20을 추가지원금까지 더해 55만2000원 할인 받아 69만6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판매 부진을 겪으며 반년 만에 반값이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해 내놓은 '갤럭시S20 플러스 BTS 에디션'의 출고가도 기존 139만7000원에서 4만4000원 낮췄다.
몸값 낮춘 갤럭시S20
삼성전자는 조만간 기존 갤럭시S20 부품 등을 활용한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 FE'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FE'는 '팬에디션'의 준말로, 삼성의 충성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의미가 조금 다르다. FE란 이름을 처음 붙인 제품은 지난 2017년 출시된 '갤럭시 노트 FE'다. 이 제품은 2016년 발화사건으로 조기 단종된 '갤럭시 노트7'의 부품을 활용해 만들었다. 사실상 'FE'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팔리지 않은 플래그십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한 에디션인 셈이다.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S20 FE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엑시노스990'을 탑재한 4G 모델, '스냅드래곤865'를 장착한 5G 모델 2종으로 출시되며,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6.5인치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와 6기가바이트(GB) 램, 128GB 내장공간 등을 지원할 전망이다. 이밖에 후면에 손떨림방지기능(OIS)을 갖춘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비롯해 1200만 화소 초광각, 800만 화소 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고, 전면에 3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배터리는 4500mAh로 예상된다.
상반기 중저가폰 '갤럭시A' 시리즈 판매에 주력했던 삼성은 플래그십 수준의 성능에 80~90만원대로 가격 부담을 낮춘 갤럭시S20 FE까지 가세시켜 스마트폰 판매량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애플·LG도 저가 전략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는 건 제조사들의 지상과제가 됐다. 고가 정책을 고수해 온 애플도 올해 중저가폰 '아이폰SE' 2세대 제품을 4년 만에 출시하며 짭짤한 판매량을 거뒀다.
LG전자는 지난 5월 100만원대 이하 '매스 프리미엄' 전략폰 'LG 벨벳'을 내놓은 바 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인 LG벨벳은 출시 초기 사양대비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현재는 공시지원금이 SK텔레콤 기준 40만4000~50만원까지 올라가 실구매가는 30~40만원대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최근 출고가 40만원대 보급형 5G 스마트폰 'Q92'도 내놨다. 이 제품은 가격은 LG벨벳의 반값 수준으로 저렴하면서 AP와 카메라 등 일부 사양이 오히려 우수하다고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이처럼 스마트폰이 스스로 몸값을 낮춰도 교체 수요를 이끌어 줄 5G 서비스가 아직 품질에 비해 비싼 요금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어 실제 제품 확산에는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G 가입자 증가는 지난 5월 53만699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6월 49만3101명, 7월 48만7190명으로 증가세가 두 달 연속 주춤한 상황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