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게임, 어디서나 즐긴다... 재활치료도 게임으로 하는 시대
[게임 in 뉴노멀 Life] ③ 기술 정점에 선 게임, 생활의 일부가 되다 (끝)
밖에선 스마트폰으로 즐기던 게임을 집에선 PC에서 이어서 즐긴다. 콘솔게임기가 있다면, 대화면 TV에서도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C나 스마트폰 사양이 낮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트리밍게임을 통해 사양에 상관없이 고품질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시대다.
게임에서 시작된 이른바 '메타버스'는 이젠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도 확대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걸그룹 '에스파'는 가상세계 속 캐릭터 '아바타'를 앞세워 이용자들을 공략한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가상 걸그룹 'K/DA'는 이미 게임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번에 많은 이용자들이 접속해서 즐기는 서버기술, 사람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모션캡쳐 기술,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혼합현실 기술, 그리고 가상세계 속 아이템을 대체불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주는 블록체인 기술까지, 정보통신기술(ICT)의 집합체가 된 게임은 이제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기 장벽 넘는다... 이젠 '크로스플레이' 필수
오는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은 이같은 생활의 일부가 된 게임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반 참관객의 관람이 불가능해 대부분의 전시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사상 첫 온라인 전시지만, 이미 게임 자체가 메타버스화 되고 있는 만큼, 게이머들은 온라인으로 지스타를 더 가깝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모바일게임은 모바일로만, PC게임은 PC로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대작게임들은 대부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넥슨의 V4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이 크로스플레이 지원으로 재미를 봤다.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미르4' 역시 크로스플레이 지원을 예고해둔 상태다. '세븐나이츠' 개발진들의 새로운 도전인 '그랑사가'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게임 개발사 게임은 아니지만 중국 개발사 미호요의 '원신' 역시 멀티 플랫폼 크로스플레이를 제공한다.
내년에도 주요 게임사들이 내놓을 신작들은 대부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할 전망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022년 이후 출시 신작은 대부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크로스플레이의 시대가 왔음을 강조한 바 있다.
성능도 중요치 않아... '클라우드게임'
아울러 기기의 성능 제약을 뛰어넘는 게임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중심이 돼 서비스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지스타에도 출전하는 KT의 게임박스는 월 4950원의 이용료로 110여종의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즐길 수 있다. KT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스마트폰 성능에 관계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5GX 클라우드 게임'을 내놨다. LG유플러스 역시 엔비디아와 함께 '지포스 나우'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클라우드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지스타조직위원회가 직접 개최하는 지스타컵에서 KT게임박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클라우드게임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을 활용한 e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언택트 운동회부터 치매예방까지... 게임은 이미 '일상'
아울러 내년부터는 게임을 일상 생활처럼 즐기는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모든 활동을 '언택트'로 즐기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언택트 문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게임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게임을 통해 가상 운동회다. 이미 KT는 용산구청과 함께 용산구청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KT 리얼큐브를 활용한 온라인 운동회를 개최했다.
KT 리얼큐브는 현실 공간에 반응형 기술과 위치 및 동작 인식이 가능한 센서를 구축해 이용자들이 VR 기기(HMD)나 AR 글래스와 같은 별도의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손쉽게 가상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혼합 현실(MR) 서비스다. KT는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나이와 발달 단계에 적합한 난이도로 개발한 5종의 게임형 콘텐츠를 바탕으로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을 고루 측정할 수 있는 운동회를 구성했다.
아울러 KT 리얼큐브는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을 위한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등의 전문 기관과 협력해 인지 능력과 두뇌발달을 비롯해 치매 예방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융합... '메타버스' 시대로
엔터테인먼트 영역과의 융합도 기대해볼만하다. 이미 e스포츠의 확산으로 게임과 스포츠의 융합이 자연스러워진 상황에서 이젠 가상 걸그룹과 같은 아바타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팬들과 아티스트들이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만나는 가상 팬미팅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분야에선 엔씨소프트가 선보이는 '유니버스'를 주목할만하다. 유니버스는 엔씨소프트가 선보일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데 여기서 이용자는 온오프라인 팬덤활동을 인증하고 기록할 수 있다. 또 엔씨소프트의 AI보이스 기술을 통해 아티스트와 대화하는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근 미래에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경제활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내 활동을 통해 수집한 아이템 등을 게임 외부로 가져와 아이템 거래소 등을 통해 판매하는 일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여러 게임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서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