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SK인포섹 '융합보안'으로 뭉쳤다…보안업계 '지각변동'(종합)

SKT 5G·AI 기술력에 물리-정보보안 역량 결합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 융합보안 시장 공략

2020-11-27     남도영 기자

SK텔레콤이 보안 자회사 ADT캡스와 SK인포섹을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보안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2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인포섹과 ADT캡스 모회사인 LSH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

SK인포섹과 LSH는 연내 합병을 하고 내년 1분기 안에 기업결합 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 ADT캡스까지 합병을 완료, 보안전문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합병법인은 SK텔레콤의 5G와 인공지능(AI) '뉴 ICT' 역량에 SK인포섹의 정보보안 플랫폼, 물리보안 사업자인 ADT캡스의 첨단 관제시스템 및 출동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융합보안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향후 합병법인은 맞춤형 융합보안 서비스와 AI 기반 지능형 통합관제시스템 구현 등에 집중하면서, 성장 보폭을 넓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보안전문기업' 탄생 임박


SK텔레콤은 보안 통합법인 출범 후 3년 내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1위 보안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다. 증권가는 SK텔레콤 보안 자회사의 현 기업가치를 약 1.6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국내 2위 물리보안업체 ADT캡스 지분 55%를 702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주회사 SK㈜와의 주식교환을 통해 국내 1위 정보보안업체 SK인포섹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당시 SK텔레콤은 두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을 결합한 '융합보안'을 청사진으로 내놨다.

ADT캡스 '캡스 스마트워크인' / 사진 = ADT캡스 제공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서 해킹 등을 막은 정보보안과 물리적 공간의 외부 침입을 통제하는 물리보안은 그동안 별개 영역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IT와 비IT 영역이 융합된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등이 나타나며 정보-물리 융합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5G 및 인공지능(AI) 경쟁력에 SK인포섹의 정보보안 플랫폼과 ADT캡스의 출동인력을 결합한 융합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번 합병을 통해 이런 전략이 보다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융합보안 새시장 공략…해외 시장 공략도


ADT캡스는 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로, 지난해 매출 9130억원을 달성했다. 무인경비 및 무인주차, 출입통제 등 물리보안이 주 사업 영역이며,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인식, 발열감지 등 토탈 방역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K-방역' 시장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ADT캡스는 기존 출동 서비스 중심의 물리보안 사업에서 벗어나 ICT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로 '언택트'(비대면)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SK텔레콤 인수 이후 ADT캡스는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한 순찰 서비스와 워크스루형 출입보안 솔루션 등을 선보이며 물리보안 업계 선두인 에스원과의 차별화 노선을 걷고 있다.

ADT캡스 자율비행 드론 / 사진 = ADT캡스 제공

SK인포섹은 국내 정보보안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2000억원대 연매출을 올리는 업계 선두기업이다. 사이버공격 탐지 및 보안관제, 정보보안 컨설팅, 시스템통합(SI) 등이 주 사업영역이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을 내세워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융합보안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SK인포섹은 합병법인의 해외진출 기반 역할도 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인 빈(Vin) 그룹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으로도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SK인포섹은 빈그룹의 정보보안 자회사 빈CSS의 보안관제센터에 시큐디움 플랫폼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보안관제 사업을 시작으로 솔루션 유통, 융합보안 분야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환 SK인포섹 대표이사(오른쪽)와 트락 VinCSS 대표이사가 원격 화상 시스템으로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K인포섹 제공

 


ADT캡스-SK인포섹 '융합 시너지' 낸다


ADT캡스와 SK인포섹 모두 SK텔레콤 인수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합병법인은 물리-정보보안 통합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캣앤마켓에 따르면 2017년 39억달러(약 4조3329억원) 규모였던 융합보안시장이 2025년 348억 달러(약 38조871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법인은 이런 융합보안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일반 개인 고객을 위해 가정용 CCTV나 와이파이(Wi-Fi) 해킹 등을 방지하는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와 외부 침입 발생 시 출동보안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또 기업 고객은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지능형 CCTV, 생체인식 등을 활용한 출입통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물리적 외부 침입이나 해킹 위험 감지 시 IT시스템을 보호하고 보안인력이 출동하는 융합관제시스템을 통해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

박정호 SKT 사장은 "이번 합병 추진을 통해 국내 보안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글로벌 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혁신적인 보안 서비스와 플랫폼, 기술력을 갖춰 미래 융합보안산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빅테크 기업으로서 관련 생태계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