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일만 남았다' LG전자 'MC 철수'에 환호하는 여의도…왜?

2021-01-21     이수호 기자
LG전자가 인도에 출시한 스마트폰 윙 / 사진 = LG전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전자가 핵심 분야인 스마트폰 사업부(MC)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증권가에서 매수 추천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히 적자 사업부를 접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세대 전기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돈 잘 버는 LG전자…주가 '할인 요소' 사라진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LG전자는 전일대비 7.8% 오른 주당 1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일,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낸 이후, 이틀 연속 외인-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18만5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무엇보다 누적 적자 5조원 규모의 MC 사업부가 축소, 매각될 경우 LG전자 마케팅 비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MC 사업부 영업적자 규모는 8380억원으로 추정돼 전사 영업이익(3.2조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일각에선 LG전자의 MC 리스크 해소 가치만 4~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주당 15~16만원선에 머물렀던 증권가의 LG전자 목표주가는 일제히 20만원 이상으로 상향된 모습이다. 특히 이같은 목표주가는 2021년 기준 PBR 2.1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글로벌 가전/TV peer(하이어, 삼성전자, TCL, 샤오미, 레노버 등)들의 평균 PBR(2.2배)과 같아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각에선 제기된 MC 사업부 매각설이 현실화될 경우, 현금 유입과 고정비 부담도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MC 사업부 인력은 약 3700여명으로, 최근 10년새 3분의1 가량 줄어든 상태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 사진 = 마그나

닻 오른 '전장 모멘텀'…애플카를 주목하라


LG전자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스마트폰'이라는 혹이 사라질 경우, 이제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바로 전장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전장업체 마그나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해 전장 사업 확대를 공식화한 LG전자는 애플의 자율주행, 전장부품 공급과 관련한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증권가가 예측하는 올해 LG전자 전장부품 추정매출액은 6.85조원 규모로 전년동기대비 20% 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기차 부품 관련 수주와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마그나와의 협업을 계기로 관련 매출은 기하급수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망치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마그나는 자동차부품 분야 글로벌 3위 업체로, LG전자는 마그나와 함께 기존 북미 고객사 외에도 유럽과 중국으로 시스템부품 내 모터/인버터 수출선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애플카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전기차 밸류 체인이 완성차-위탁생산 체제로 발전할 경우, 전장 위탁사업에 최적화된 업체들이 간택을 받을 공산이 크다. 실제 전장부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일본의 Nidec, TDK, Murata의 주가는 전고점을 빠르게 경신 중이다. LG전자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진 이유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