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한판 붙자' MMO 판 흔드는 그랑사가…매출 '톱3' 진입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최장수 인기 지식재산권(IP)으로 통하는 세븐나이츠의 개발자, 배봉건·정현호 엔픽셀 대표가 연초부터 일을 냈다. 넷마블이라는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으로 도전, 데뷔작인 '그랑사가'가 출시 초반 매출 '톱3'에 이름을 올린 것. 이미 기업가치만 4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랑사가가 장기 흥행에 성공할 경우, 기업공개(IPO)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3일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엔픽셀의 '그랑사가'가 중국과 국내 대기업의 쟁쟁한 대작을 모두 제치고 매출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그랑사가 앞에는 장기흥행을 잇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리니지2M 뿐이다. 업계에선 10억원 규모의 일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랑사가는 언리얼4 엔진을 기반으로 모바일 화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퀄리티를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값 비싼 언리얼4 엔진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멀티플랫폼 MMORPG로 구성하며 개발비만 수백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김영선과 시영준, 서유리 등 60여명의 초호화 성우진들이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출시 이전부터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한 마케팅도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우 유아인과 신구, 이경영 등이 열연해 화제가 된 TV CF '연극의 왕'은 유튜브 영상 조회 수 1000만회 이상을 돌파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도 100억원대의 마케팅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히트 IP의 재생산이 대세로 자리잡은 MMORPG 시장에서 최근 1년새 신규 IP로 승부수를 띄운 곳은 사실상 그랑사가가 유일하다. 이같은 통큰 도전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글로벌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배봉건 엔픽셀 공동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매출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를 믿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준 새한 창투와 알토스벤처스, 에스펙스 등 투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유저분들을 위해 꾸준히 최선을 다해 서비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