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봐영] '기생충' 스텝 밟는 '미나리'?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를 주목하자(feat.왓챠)
요즘 가장 핫한 영화를 꼽아보자면, 단언컨대 '미나리'가 아닐까 싶다.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휩쓸며 전세계 77관왕을 기록 중이기 때문. 근데 이장면, 왠지 모를 기시감이 느껴진다. 지난해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국위선양' 타이틀까지 붙었던 영화 '기생충'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는 '미나리'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미국 매체들은 '미나리'의 주역 윤여정과 한예리에 주목하고 있다. 배우 윤여정은 강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쳐진다. 배우 한예리 연기에 대한 찬사도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를 '들었다 놨다'하는 두 배우의 매력에 우리도 빠져보는 건 어떨까. 왓챠에서 '필모깨기' 시작하자.
전형적이지 않은 배우, 윤여정
"다르게 하고 싶어요. 내 필생의 목적이에요. 전형적인 것, 그렇게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2020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늘 도전하는 배우는 대중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법이다. 배우 '윤여정'이 그렇다. 그를 향한 대중의 기대와 믿음은 그간의 행보가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예컨데 그는 '엄마'라는 동일 타이틀이 주어져도 작품마다 다른 해석과 감정으로 연기를 해낸다. 영화 '고령화가족'에선 '자식농사대실패'를 외치는 '엄마'를 연기했다.
철없는 백수 첫째 '한모', 흥행 참패 영화감독 둘째 '인모', 결혼만 세번째인 셋째 '미연', 그리고 미연의 딸 중학생 '민경'까지! 배우 윤여정은 이 모든 '골칫덩어리' 자식들은 아우르는 특별한 '엄마'를 표현해낸다. 별난 자식들을 이길 수 있는 건, 역시 별난 엄마 뿐이다.
그런가 하면 '계춘할망'에서는 12년만에 잃어버린 손녀를 기적적으로 찾은 해녀 '계춘'을 연기하며, 하나뿐인 손녀에 대한 애틋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그 모습에서 '우리들의 할머니'가 언뜻언뜻 보이는 것은 그의 평범하지 않은 연기력이 지닌 힘일 것이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에서는 파격적인 도전을 한다. 감독이 현장에 없다는 기본적인 설정만 주어진 채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디렉션도 없이 촬영이 진행된 것. '뭣도 없는' 상황에서 85분 영화를 완성했던 것은 '믿고 보는 배우' 윤여정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 한예리
"마음의 언어로 진심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2021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소감)"
배우 한예리의 진심은 전세계에 통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 TOP5에 한예리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예리는 이 영화의 심장"이라며 그의 연기에 대한 찬사와 신뢰를 보냈다. 그간의 작품을 보면 이는 '근거 있는 믿음'인 듯 하다.
영화 '더테이블'에서는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속이는 사기결혼을 결심한 '은희'역을 맡았다. 어찌보면 논란 여지가 많은 캐릭터 설정이지만, 시청자들은 비판 아닌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언어로 표현한 그의 역할이 컸다.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는 남자 그리고 전에 만났던 남자까지! 하루 세명의 남자와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는 상황을 당신은 견딜 수 있을까.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도 배우 한예리는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감정을 표현해낸다.
영화 '극적인 하룻밤'에서는 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주어진다. 각자 전 애인 결혼식장에서 만난 정훈(윤계상)과 시후(한예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실연의 고통을 나누다 몸까지 나누는 다소 극적인 하룻밤을 보낸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두 사람은 원나잇 쿠폰 열번찍고 쿨하게 굿바이-를 외치자는 계약까지 하게 되는데...
세 작품 모두 유교걸과 유교보이들이 넘쳐나는 한국에서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파격' 시나리오가 아닐까. 그럼에도 무사개봉할 수 있던 것은 화면 가득 채우는 그의 세밀한 심리 연기가 설득력을 지니기 때문일 터. 배우 한예리가 전할 또 다른 '마음의 언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