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1분기 비수기 뚫고 실적 '하이킥'…'클라우드·ERP·스마트팩토리' 뜬다(종합)
삼성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삼성SDS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털고 올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기업들의 IT투자가 재개되며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의 IT서비스 사업 수주가 호조를 보였고,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비대면 솔루션 등 신사업도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상존하는 상황이지만, 삼성SDS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 설립과 대외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C)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IT-물류 동반 성장
삼성SDS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58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IT서비스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1조3684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류 사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한 1조692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IT서비스 업계에선 통상 1분기를 계절적 비수기로, 4분기를 성수기로 본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주로 연초에 연간 IT투자 계획을 세워 하반기에 집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삼성SD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된 투자가 연초부터 집행되면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매출을 웃돌았다.
안정태 삼성SDS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통상적으로 1분기는 비수기에 속하지만 올해는 고객의 IT투자 회복과 그동안 투자한 사업들의 본격화로 인해 IT서비스 매출이 상승했다"며 "물류 매출 역시 고객 물동량 강세와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T서비스 실적 회복세…"IT투자 살아났다"
삼성SDS는 지난해 부진했던 IT서비스 부문이 올해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특히 클라우드와 ERP, 스마트팩토리 등의 분야에서 고성장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클라우드와 생산설비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고 있는 보안사업도 기대주다.
안 부사장은 "클라우드에서 HPC 기반 R&D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이 개시되고 금융사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넥스트 ERP' 구축 레퍼런스를 발판 삼아 ERP 대외사업이 호조를 띄고 있다고 스마트팩토리 사업에서도 반도체, 2차 전지 고객사 대상으로 수주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금융·공공·HPC 사업 성장 기대
클라우드 사업은 금융사 클라우드 전환 사업 확대로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내년부터는 공공 부문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관계사 업종 노하우와 더불어 자사 AI 빅데이터 솔루션을 접목한 특화된 기술력으로 시장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화성 동탄에 설립 중인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의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현재 부지 매입과 건물 설계 등을 마치고 시공사를 선정한 상태로, 최근 이사회를 통해 총 2367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칩 설계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될 예정으로, 서버 도입 등의 비용까지 더해 10년 간 총 1조원 가까운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동탄 데이터센터 설립은 총 2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는 20메가와트(MW) 규모로 오는 5월 착공해 내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라며 "일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의 4배 수준으로 다른 국내 HPC 데이터센터보다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ERP·스마트팩토리 그룹사 수혜 전망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주요 솔루션인 차세대 ERP도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올해 삼성전자의 넥스트 ERP 구축 사업이 글로벌로 확산되며, 이를 레퍼런스 삼아 화학, 소재, 자동차 부품,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대외사업도 호조를 띄고 있다. 회사 측은 ERP에 이어 SCM, CRM 등의 사업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 그룹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설비 투자를 재개하면서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기업들이 계획한 투자를 보수적으로 운영했지만 계속 늦어지면 미래 경쟁력에 타격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작년 하반기부터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라며 "현재 ERP 관련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스마트팩토리도 대형 투자가 계획돼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SDS 대표이사로 취임한 황성우 사장이 클라우드, 물류와 함께 회사 성장의 3대 축으로 제시한 보안 분야는 생산설비와 제조공정(OT) 분야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SDS는 이스라엘 보안 기업에 투자해 OT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기도 했다.
서재일 삼성SDS 보안사업부장(전무)은 "폐쇄망이라 보안이 필요없다 여겨지던 산업망에 최근 장비 지능화와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으로 인해 보안위협이 크게 늘고 있어 OT분야의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언택트 환경 확대에 따른 통합인증관리솔루션 'IAM'과 클라우드 보안관제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