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이어 빗썸도...NH농협은행 계좌 재계약 '청신호'

2021-06-02     이수호 기자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캐리커쳐=디미닛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압박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인증 계좌 발급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빗썸이 NH농협은행과 재계약 협상에 착수해 눈길이 쏠린다. 사실상 정부가 관리가능한 대형사 위주로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보여 결국 빗썸과 업비트 등 일부 대형사들이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가상자산 거래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NH농협은행과 실명인증 계좌 재계약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은 빗썸 이용자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을 발급하는 은행사다. 양사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6개월 단위로 재계약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재계약을 완료했고, 올 7월까지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양사는 협상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빗썸 회원 수만 500만명에 달해 무리 없이 재계약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NH농협은행이 과거보다 깐깐한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관계자는 "실명계좌 연결은행과 실사 진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로서는 위험평가를 통과하고 확인서 발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의 경쟁사인 업비트도 주 거래은행인 케이뱅크와 올해 초 맺은 계약이 이어지고 있어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재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의 핵심인 젊은층이 몰려들며 카카오뱅크와 대등한 싸움이 가능해진 것.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업비트로부터 펌뱅킹 이용 수수료로 50억41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지난 4월 말 기준 가입 고객 수는 537만명으로 전월 말 대비 146만명 증가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와 업비트 모두 시너지 효과를 봤다는 점에서 재계약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과 업비트의 이용자 예치금이 조 단위에 달하기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도 손쉽게 거래산업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빗썸과 업비트처럼 믿고 관리할 수 있는 대형 거래소가 거래산업을 이끌어가 주길 원할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무리 없이 거래소와 재계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