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 띄운 네이버...차별화 키워드는 '수요예측+플러스멤버십'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 네이버가 정기구독 서비스를 열었다. 업계 1위지만, 카카오와 쿠팡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간 공을 들여온 네이버 빅데이터 기반의 판매자 수요예측과 더불어 강력한 '멤버십'이 차별 포인트로 꼽힌다.
네이버 구독을 써야하는 이유...판매자는 '수요예측' 구매자는 '적립혜택'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를 20일 열었다. 판매자는 네이버 입점 중소상공인(SME) 및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제공했던 '머천트 솔루션'을 통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스토어 구축, 주문 및 결제 시스템에 이어 쇼핑라이브, 톡톡 같은 마케팅이나 회원관리 툴, 물류 및 정산 등 전방위적인 판매자 기술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판매자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스토어 운영 상황과 상품 소비주기, 고객 특성 등을 파악, '수요예측'이 가능해졌다. ▲사전 고객 알림 ▲자동 결제 ▲배송주기를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영양제, 이유식 포함 식품과 생필품, 반려동물 용품 등에 적용됐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구독 패턴과 취향에 맞춘 구독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솔루션 고도화도 힘쓸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정기구독' 버튼을 눌러 원하는 배송 주기와 이용 횟수, 희망 배송일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여러가지 상품을 구독할 경우, 배송 주기를 상세하게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상품별 맞춤일 배송 ▲빨리받기·건너뛰기 같은 옵션도 제공한다.
아울러 네이버는 정기구독 이용자를 대상으로 '적립혜택'을 강화했다. 정기구독 이용 시 일반 이용자에겐 총 2%,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는 최대 6%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미끼수단이다. 판매자에 따라 회차별 할인혜택도 제공하기 때문에 반복 구매를 하는 상품이 있다면 네이버 정기구독을 이용할 때 훨씬 합리적으로 쇼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열해지는 구독경제 시장...'개인화 역량' 승부 가를 것
카카오와 쿠팡은 구독경제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카카오톡'을 활용한 정기구독 플랫폼 '구독 ON'을 선보였다. 이용자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독 ON에는 식품, 가전, 생필품 같은 상품뿐 아니라 청소와 세탁 같은 무형의 서비스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독 상품을 제공한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로 가능하고, 배송 정보는 카카오톡으로 알려준다.
쿠팡은 일찌감치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생수 등의 생필품을 원하는 날짜에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2900원만 내면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무료 배송,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로켓와우클럽'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이 앞다투어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연평균 68%씩 성장해 2025년 4782억 달러(약 5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구독 시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40조원으로 54% 증가했다.
구독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76.3%가 구독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73.5%) ▲30대(78.4%) ▲40대(76.4%) ▲50대(69.2%) ▲60대 이상(71.0%) 등으로 구독 소비는 전 연령층에서 이용 경험이 높다.
타깃을 잘 설정하고 그들의 수요와 취향을 분석하는 '개인화 역량'을 갖춰야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국은 지속성 유지가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이 꾸준히 비용을 지불하고, 찾게 만들기 위해선 취향과 생활패턴에 소구하는 맞춤 서비스 발굴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