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이사법] (2) 당근마켓으로 '냉장고' 사기...동네 꿀팁까지 확인하자

'같은 동네'에 사는 주민이라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조금 비싼데...깎아주면 안될까요? 정말 깎아줬다 가벼운 물건은 당근배송도 OK, 가격은 다소 비싼 듯 아직은 동네가 낯설지만, 동네 생활로 '꿀팁'도 얻는다

2021-09-20     김경영 기자
기자가 당근마켓으로 구매한 냉장고. /사진=김경영 기자

이사 플랫폼 '짐싸'를 활용해 이사라는 '거사'를 마쳤다. 그런데, 이사가 끝이 아니다. 이사가 끝난 시점부터 새로운 일들이 날 마구마구 기다리고 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이사를 한 집에 냉장고가 없다는 점이다. 최소 몇십만원은 하는 비싼 새 냉장고를 구매하기엔 지갑이 너무 얇다. 어쩌지...

그 순간, 동네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당근마켓'이 생각났다. 


'당근마켓'서 15만원에 구매한 냉장고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동네 설정'부터 해야 한다. 지역 기반 서비스인만큼 최대 7~10km 이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래 살던 동네로 설정돼있던 지역을 '잠실동'으로 설정한 뒤, 닉네임도 바꿨다. 

/사진=당근마켓 제공

사실 기자는 중고거래에 대한 신뢰가 별로 큰 편이 아니였다. 허위 물건이 있을 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물건 품질이 좋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금을 보냈는데 그대로 잠적해버리면 신고하기도 난감하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같은 동네'에 사는 주민과 기본적으로 직접 만나 거래하고, 제품을 확인한 다음 입금할 수 있다. 왠지 모르지만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를 '당근마켓'에서 구매하기로 결심한 뒤 약 1주일간 '냉장고'를 알림 키워드로 설정해뒀다. 스마트폰에 알림이 뜰 때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확인했고, 그 중 눈에 띈 냉장고 하나가 있었다. 가격은 20만원. 조금 비싼듯한 느낌인데, 한번 깎아볼까?

연식이 조금 오래된 제품임을 감안해 판매자에게 판매가격을 5만원 가량 낮춰서 제안했다. 

'거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가격도 깎았겠다, 채팅창을 통해 거래 날짜와 시간을 정했다. 문제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무겁고 부피도 큰 냉장고를 혼자 어떻게 옮기느냐였다. 다시 한번 이사할때 이용했던 '짐싸'에 도움을 받았다. 견적은 10만원. 

거래 당일, 판매자가 있는 곳으로 물건을 받으러 직접 갔다. 중고거래 특성상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기 때문에 꼼꼼한 확인은 필수다. 고장난 곳이나 흠집, 기스는 없는지 확인한 뒤 거래를 마쳤다. 인터넷에서 적어도 50만~60만원에 팔리는 품질 좋은 냉장고를 설치하기까지 든 비용은 모두 합쳐 25만원. 아직까지는, 살면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3kg 이내 제품은 '당근배송'으로...맛집·헬스장 추천까지

'가성비 갑' 냉장고 구매로 지름신이 강림한 기자의 당근마켓 쇼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엔 침대 옆에 둘 카페트를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직거래를 하려고 했지만 판매자와 거래 시간이 맞지 않아 '당근배송'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당근배송으로 주문한 카페트 사진. /사진=김경영 기자

당근배송은 구매자가 물건 수령 장소를 직접 입력하고, 배송비를 결제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당근배송 첫 거래 시에는 배송비가 반값(1500원)이다. 판매자가 구매자 닉네임을 쓴 뒤, 집 앞에 물건을 내놓으면 당근 배송원이 픽업해간다. 배송도 매우 빨랐다. 하루만에 집 앞으로 카페트가 도착해있었다. 

직접 이용해보니 일반 택배와 다를 바 없었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개인정보인 주소가 서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는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3kg 이상의 무거운 물건이나 고가의 물건은 배송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밖에 기자는 최근 '당근마켓 커뮤니티'를 통해 동네 공부를 하고 있다. 집 앞 근처 맛있는 반찬가게, 시설 좋은 헬스장, 미용실까지 당근마켓 커뮤니티로 알게 됐다. 이사를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어색하지만, '당근마켓' 앱 하나로 이곳에 사는 동네 주민들과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