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LG 다 나와!' 샤오미 '미친 가성비'로 한국시장 흔든다

2021-09-16     김가은 기자
/사진=샤오미

'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실력'으로 거듭난 중국 샤오미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스마트밴드, 보조충전기 등 일부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무선이어폰 등 모바일 기기는 무론 모니터, 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국내에 정식으로 선보이며 공격적인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압도적 가성비로 시장 흔든다

16일 샤오미는 국내 언론을 상대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블릿 PC '샤오미 패드5'와 무선이어폰 '레드미 버즈3 프로', 게이밍 모니터 '미 커브드 모니터 34', 주방기기 '미 스마트 에어프라이어', 무선 진공청소기 'G10'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샤오미는 자사 제품이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해 성능은 '플래그십' 수준인 동시에 가격은 보급형 수준인 가성비 제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샤오미의 핵심 전략은 플래그십 제품을 중저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 시장을 흔들어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료=샤오미

샤오미는 자사 제품이 단순 저가 카피 제품이 아니라 다른 글로벌 제조사와 차별화된 전략 하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어느덧 세계 시장 2위 자리까지 오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IT기기와 가전, 심지어 자동차에 이르는 온갖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AIoT(AI+IoT)'가 샤오미가 내세우는 전략이다.

왕 총괄은 "샤오미가 삼성과 애플의 '짝퉁'이라는 인식은 전적으로 오해"라며 "샤오미가 시장에 등장한 이후 평균 판매가가 크게 떨어졌고 가격대비 가치나 성능도 크게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또 "비즈니스 측면에서 많은 스타트업과 협력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다"며 "제품에서도 디자인을 포함해 IoT를 통한 연결성이 구축되며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패드 프로'급에 가격은 절반 '샤오미 패드5'

이날 샤오미가 가장 자신있게 선보인 제품은 샤오미 패드5다. 전날 애플이 9세대 '아이패드'와 6세대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인 데 비춰 샤오미는 자사 제품이 가격은 이들 제품과 비슷하면서 성능은 플래그십 제품인 '아이패드 프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샤오미

샤오미 패드5는 퀄컴 '스냅드래곤 860' 칩셋과 120Hz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WQHD+ 해상도의 11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8720mAh 대용량 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필기용 '샤오미 스마트펜'까지 지원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44만9000원으로 애플이나 삼성의 플래그십 태블릿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샤오미 패드5는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쿠팡에서 사전판매를 통해 39만9000원에 판매된다. 샤오미는 국내 출시가를 글로벌 출시가 보다 낮추며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과 애플 두 회사가 장악한 시장에 소비자들에게 전혀 다른 '선택지'를 주겠다는 자신감이다.

왕 총괄은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했을 때 디자인, 소재, 디스플레이, 칩셋 등 어느 부분도 뒤쳐지지 않는 비견한 수준임에도 가격은 절반 이하"라며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집콕족' 노린 샤오미 신제품

샤오미는 전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1T' 시리즈를 선보였다.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한 날에 배터리를 17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새 제품을 소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 하지만 이날 왕 총괄은 샤오미 11T 제품의 한국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샤오미

샤오미는 워낙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시장 반응이 시큰둥한 스마트폰 대신, 이번엔 가성비를 보다 중시하는 가정용 제품에 집중해 신제품을 소개했다. 샤오미는 자사 제품을 애플, 삼성, LG 등 경쟁사 제품과 직접 표로 비교하며 막강한 가성비를 계속해서 어필했다.

이날 태블릿 PC와 함께 소개한 무선이어폰 레드미 버즈3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블루투스 5.2'를 통한 듀얼 디바이스 연결 등 고급 기능들을 탑재하고 6만7900원이란 저가 제품 가격으로 내놨다. 34형 곡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미 커브드 모니터 34'는 144Hz 주사율과 WQHD 해상도를 지원하면서 가격은 49만9000원에 불과하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왕 총괄은 "삼성과 LG의 게이밍 모니터는 높은 가격 때문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미 커브드 모니터 34와 유사한 LG 제품은 해상도가 떨어지고 삼성 제품의 경우는 주사율은 더 높았지만 가격면에선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주방, 거실까지 거침없는 침투

샤오미는 IT기기를 넘어 주방과 거실 가전까지 거침없는 진출을 예고했다. 이날 샤오미가 소개한 '미 스마트 에어프라이어'는 샤오미의 '미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앱을 통해 100가지가 넘는 레시피를 제공하고 최대 24시간까지 미리 조리시간을 예약할 수 있어 사용자 경험 만족도를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격은 7만9900원이다.

/사진=샤오미

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무선 진공청소기 시장에도 샤오미는 가성비를 내세웠다. 이날 소개한 무선 진공청소기 G10은 12만6000RPM 모터를 적용해 흡입력을 높이고 '스마트 하이토크 바닥 솔'로 바닥을 종류별로 감지해 적합한 회전 속도를 자동으로 설정하는 제품이다. 판매가는 29만9000원으로,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와 LG전자 '코드제로'에 비교하면 약 40만원 가량 저렴하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 3월 '샤오미 안드로이드 TV 55인치'를 쿠팡 및 에이루트몰 등에서 59만원에 판매하며 TV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가격은 '혹'하는 데…사후관리 잘 될까

샤오미는 한국에서도 막강한 가성비로 잘 알려졌지만, 여전히 '짝퉁'이나 '저가' 제품 이미지가 강하고 국내에 아직 법인이나 지사가 정식으로 설립되지 않아 사후관리 등에 대한 의구심이 강한 상황이다. 샤오미 측은 이날 공개한 신제품 모두 SK네트웍스서비스 공식 A/S 지점 4곳에서 수리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 총괄은 "공식 판매처에서 공식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은 훌륭한 사후관리(AS)를 받고 있고 만족도도 높다"며 "다만 비공식적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많아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샤오미는 중국 제품을 사용하면 데이터가 유출된다는 보안 의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왕 총괄은 "데이터 부분은 매우 중요하며 일부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고 데이테 관리에 문제가 있다면 제품 인증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법과 제도를 준수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유럽 GDPR도 100%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샤오미

샤오미는 당분간 오픈마켓 등 온라인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오프라인 접점이 없다는 점은 아직 국내 가전 기업들에 비해 약점으로 꼽힌다. 국내에 정식 조직을 꾸리지 않고 판매처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어 발생하는 제품 신뢰와 관련한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대해 왕 총괄은 "샤오미와 소비자 간 브랜드 신뢰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현실적인 우려"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